본보가 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상조회 매각 관련 지난해 12월 26일 ‘복심위 심의 의결서’.김종석 의원실 제공.

김진호 재향군인회 회장 등 향군 수뇌부가 지난해 향군 상조회 매각을 앞두고 돌연 수익사업 심의 기구의 위원장을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임자산운용의상조회인수에 반대하는 외부 위원들을 제압하기 위해 회의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매각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향군의 해명과 다른 정황이 밝혀지면서 향군과 라임의 결탁 의혹을 추적하는 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9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김진호 회장은 지난해 말 향군 상조회를 라임자산운용의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에 비공개 매각하는 방안에 대한 심의를 앞두고 복지사업심의위원회(복심위) 위원장을 교체했다. 복심위는 향군 수익 사업을 총괄하고 최종 심사하는 기구로 위원장은 관례상 향군의 사무를 총괄하는 향군 기획행정국장이 맡아왔다. 김 회장이 심의 회의 직전 육사25기 출신의 향군 육군 부회장을 신임 위원장으로 내세우자, 향군 안팎에서는 “육사 출신 후배 외부 위원을 압박하기 위해 선배 기수로 교체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흘러 나왔다.

매각 심의회의에서는 조직적인 회의 방해 행위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향군타워7층에서 열린5차 복심위에 참석했던 복수의 위원들에 따르면, 매각에 반대하는 외부 위원들이 “라임과의 연관성이 짙다”는 등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자 향군 위원들은 “외부 위원들이 왜 우리들이 하는 일에 딴지를 거느냐”며 막말을 퍼부었다. 고성이 오가는 속에 다수의 외부 위원들이 매각 반대를 주장하자 회의 분위기는 부결 쪽으로 흘러갔다고 한다. 그러자 복심위 위원장은 “오늘 투표는 보류한다”고 선언한 뒤 회의장을 이탈하는 등 정상적인 회의를 방해했다. 변호사와 회계사 등이 포함된 외부 위원들이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의하고 나서야 겨우 투표에 붙여졌다.

외부 위원들의 강력한 반대로 라임의 상조회 인수는 복심위에서 두 번이나 제지를 당했다. 본보가 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복심위 심의 의결서’를 분석한 결과, 복심위는 11월 메트로폴리탄의 인수를 부동의 결정했고 12월 26일 라임 측 컨소시엄의 인수에도 보류 판정을 내렸다. 복심위가 12월 30일 '조건부 가결' 판정을 내리면서 라임 컨소시엄은 향군 상조회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라임이 규정을 어기고 인수 두 달 만에 상조회를 재매각, 각종 소송에 직면해 있다. 보훈처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향군 상조회 매각 경과’ 자료에 따르면, 향군의 조직과 사업을 관리ㆍ감독하는 보훈처는 규정 위반을 문제 삼아 라임 컨소시엄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향군 상조회 매각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향군은 사실무근 입장을 밝혔다. 향군은10일 보도자료를 통해 “향군의 모든 인사위원장은 부회장급으로 돼있어 이번 기회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교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부위원 압박은 사실이 아니며 일반적으로 심의 간 상호 의견 개진 과정에서 있을 수 있었던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보훈처의 손해배상 청구 계획에 대해서도 "국가기관으로서 사기업의 손해보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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