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일자리, 지역에서 앞장섭니다] <30>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 ‘부산 사회적경제 지원 기금’
9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혁신지구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도서관. 도서관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책상과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 등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이곳을 어린이도서관인 동시에 주민을 위한 인문학 강좌와 사랑방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재단장하는 중이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는 “더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용하도록 협동조합 형태로 설립해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캠코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2014년 12월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캠코는 부산지역 7개 공공기관과 공동기금을 마련,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해오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과 대형 창업 공간 조성 등도 진행해 왔다.
이날 인테리어 공사 중이던 도서관이 협동조합 형태로 태어나는 과정에는 캠코가 부산에 있는 7개 공공기관과 함께 만든 공동기금 ‘부산 사회적경제 지원 기금’(BEFㆍBusan Embracement Fund for Social Economic Development)의 지원이 있었다.
BEF에는 기술보증기금, 부산도시공사, 부산항만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참여하고 있다. BEF의 규모는 2022년까지 50억원 이상으로 커진다. 처음 기금을 만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만 20억원 가까이 모였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1억원 정도를 부산지역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창업, 예비 사회적기업 등 40여곳에 지원했다.
금융 지원을 받은 사업 내용도 집수리 서비스 통합 콜센터를 비롯해 실종 노인 빨리 찾는 서비스, 놀이터 소독, 자폐 아동청소년 여행ㆍ고용 서비스,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지역 문화유산 보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같이 지원을 받은 곳은 고용 증가율도 2018년 319명에서 380명으로 20% 가량 증가했고, 2019년에 23% 가량 늘었다. 2018년 지원을 받은 예비 사회적기업 10곳은 이듬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는 성과로 이어졌다.
캠코 측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 BEF가 성공 모델로 울산과 대구, 인천 등으로 확산됐고, 정부혁신간담회에서 확산 대상 5대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규모도 작지 않다. 2017년 정부의 고용안정 정책에 따른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준에 맞춰 2018년 금융공기업 중 최대 규모인 87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이 90% 이상인 콜센터 직원 13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대형 창업 공간도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유재산인 나라키움 역삼A빌딩에 기획재정부, 서울시,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공유 오피스기업인 스파크플러스 등과 협력해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를 설립했다. 지상 7층 규모인 이 건물은 청년층 창업지원 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캠코는 이 같은 청년창업과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등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 받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로부터 ‘2019년도 대한민국 일자리 유공 표창’을 수상했다.
문성유 캠코 사장은 “앞으로도 캠코가 가계, 기업, 공공부문의 재기를 지원하는 공적자산관리 전문기관으로서 민간 일자리 창출 지원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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