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나흘째 자택서 극단적 선택 추정
교환학생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체류하다가 최근 귀국 후 자가 격리를 하던 20대 여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은 자가 격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인천 논현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0분쯤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아파트에서 A(22)씨가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가 발견해 신고했다.
지난 4일 오스트리아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A씨는 나흘째 자가 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앞서 입국 직후 진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채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다. 유럽 입국자는 코로나19 검사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A씨 유족 측은 “연락이 안 돼 방문을 열어보니 숨져 있었다”라며 “자가 격리 장소를 이탈하면 안 되는 문제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7일 가족에게 자가 격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같은 날 오후 10시쯤 가족과 마지막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등을 토대로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국내에서 자가 격리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처음이다. A씨는 사후 코로나19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 중으로, 유서나 유족 진술 내용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다”라며 “시신 부검은 유족이 원하지 않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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