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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1주기 추모…조현아만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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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1주기 추모…조현아만 불참

입력
2020.04.0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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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경기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한진그룹 임원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故 조양호 회장 1주기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진그룹 제공
8일 오후 경기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한진그룹 임원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故 조양호 회장 1주기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진그룹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한진그룹 일가가 한자리에 모여 고(姑)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 1주기를 추모했다. 반면 이들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그룹 오너 일가를 비롯해 약 90여명의 그룹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경기 용신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30여분간 추모행사를 가졌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활동에 부응하기 위해 회사 차원의 추모행사는 별도로 갖지 않았다.

8일 오후 경기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한진그룹 임원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故 조양호 회장 1주기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진그룹 제공
8일 오후 경기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한진그룹 임원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故 조양호 회장 1주기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진그룹 제공

조중훈 전 회장 장남으로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난 조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폐가 섬유화돼 호흡 곤란에 이르는 폐섬유화증으로 별세했다.

조 전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하면서 45년 경영 인생을 시작했다. 1984년 정석기업 사장, 1989년 한진정보통신 사장을 지낸 뒤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올랐다. 이후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직을 맡았다. 2002년 조중훈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국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했고, 대한항공을 연 매출 12조원대의 글로벌 항공사로 키워 냈다. 지난해에는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체결, 미주 노선 장악력을 한 차원 높였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외부 활동도 왕성했다. 조 전 회장은 ‘한ㆍ프랑스 최고경영자클럽’의 한국 측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화학·신소재 분야 등에서 두 나라 간 공동 연구와 개발 협력을 추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까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고, 2014년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기여했다.

그러나 조 전 회장의 경영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우선 그룹 주도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이 발생했다. 또 2014년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2018년 조현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을 계기로 총수 일가 전체가 각종 불법ㆍ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온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주주의 반대로 대표이사(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는 아픔도 겪었다.

지난해 4월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 한국일보 DB 사진
지난해 4월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 한국일보 DB 사진

조 전 회장은 마지막 가는 길에 “가족들과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말을 남겼다. 본인이 승계 과정에서 벌어졌던 형제 간 다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외부세력으로부터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걱정이 담겨있는 유언이었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원태 회장은 ‘남매의 난’을 시작으로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상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을 구축했다. 지난달 27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사내이사에 연임하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3자 연합이 임시주총 등 ‘포스트 주총’에 대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에서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왼쪽 두 번째)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오른쪽) 한진칼 전무.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4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에서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왼쪽 두 번째)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오른쪽) 한진칼 전무. 연합뉴스 제공

게다가 최근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지면서 대한항공 역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이달 16일부터 올해 10월15일까지 6개월간 직원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전체 직원 2만명의 70%에 해당하는 인원이 휴업하게 된다. 외국인 조종사 전원이 이달부터 3개월간 의무적으로 무급 휴가에 들어간 데 이어 한국인 조종사의 휴직도 노조 측과 논의 중이다. 또 이달부터 경영 정상화시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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