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전설적 컨트리 포크 가수 존 프라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7일(현지시간) 숨졌다고 AP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향년 73세.
프라인은 지난달 29일 확정 판정을 받은 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미국 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고인은 진정 국보 같은 존재였다”며 “유족에게 사랑과 기도를 전한다”고 애도했다.
1946년 미국 일리노이주 메이우드에서 태어난 그는 군 제대 후 시카고로 이주해 음악 활동을 하던 중 당시 인기 컨트리 가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에게 발굴돼 1971년 정식 데뷔했다. 컨트리 음악이 국내에는 비인기 장르인 탓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지에선 컨트리 포크 음악의 전설로 꼽힌다. 동시대 작곡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데, 특히 유머러스한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파라다이스’ ‘헬로 인 데어’ ‘샘 스톤’ 등의 히트곡을 남겼고 지금까지 낸 앨범 중 열다섯 장이 빌보드 종합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올랐다. 1991년과 2005년 두 차례 그래미상 ‘베스트 컨템퍼러리 포크 앨범’ 부문을 수상했다.
프라인은 동료 음악인들이 존경하는 작사ㆍ작곡가였다. 미국 포크 음악의 전설 밥 딜런은 과거 인터뷰에서 “프라인은 아름다운 가사를 쓰는 작사가”라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사가 중 한 명이라고 밝힌 바 있고, 핑크 플로이드 출신의 로저 워터스는 영국 밴드 라디오헤드 같은 최근 영국 밴드들의 음악을 듣는지 묻는 질문에 “존 프라인의 음악을 들을 때처럼 날 움직이는 게 없어서 라디오헤드의 음악은 잘 듣지 않는다”며 프라인을 치켜세웠다.
최근 미국 대중음악계는 유명 음악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잇달아 세상을 떠나면서 비통에 잠겼다. 지난달 컨트리 가수 조 디피와 ‘아이 러브 로큰롤’ 원작자 앨런 메릴, 재즈 트럼펫 연주자 월리스 로니가 숨졌고, 이달 들어서는 그룹 파운틴스 오브 웨인의 멤버이자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댓 씽 유 두’ 삽입곡 작곡자인 애덤 슐레진저, 재즈 기타리스트 버키 피자렐리, 재즈 피아니스트 엘리스 마설리스 등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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