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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팔순잔치는 민폐” 이웃돕기 성금으로 1000만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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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팔순잔치는 민폐” 이웃돕기 성금으로 1000만원 기부

입력
2020.04.08 17:54
수정
2020.04.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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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출신 조성웅씨, 자식들이 보낸 잔치비 등 쾌척

팔순잔치 대신 그 비용을 시에 기부한 조성웅(오른쪽 끝)씨와 가족이 이항진(오른쪽에서 두번째) 여주시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주시 제공
팔순잔치 대신 그 비용을 시에 기부한 조성웅(오른쪽 끝)씨와 가족이 이항진(오른쪽에서 두번째) 여주시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주시 제공

공직자 출신의 조성웅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신의 팔순 잔치를 열지 않는 대신 비용 1,000만원을 시에 기부해 화제다.

여주시는 지난 7일 조성웅씨와 가족이 시를 방문, 이웃 돕기에 써 달라며 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8일 밝혔다.

오는 12일 팔순을 맞는 조씨는 이달 초 자식(3남매)들로부터 “지인과 함께 팔순 잔치를 치르기 위해 500만원을 준비했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자식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지인들을 초청해 잔치를 벌인다는 게 탐탁지 않았다.

자식들과 여행도 생각해 봤지만 이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공직자 출신이다 보니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조씨는 돈의 사용처를 쉽게 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평소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봐 오던 어려운 이웃들이 떠올랐다. 조씨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기부를 선택했다.

조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런 시국에 잔치를 하는 게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려운 이웃에게 쓰면 좋겠다고 판단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의 판단에 자식들도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이에 조씨는 자식들이 건넨 500만원에 자신이 모아 둔 500만원을 더해 1,000만원을 기탁했다.

조씨는 “사회에 기부한다는 말에 자식들이 승낙해 줘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팔순 잔치를 벌였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이러한 결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지역에 대한 애정과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정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탁한 성금은 취약계층을 위해 소중히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조씨가 기탁한 성금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적립했다.

한편 조씨는 경기도내 8곳의 시·군청에서 일한 뒤 고향인 여주시청에서 산림과장(5급 사무관)으로 정년 퇴임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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