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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로나 부실대응 물타기? “中에 편향된 WHO 지원 중단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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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로나 부실대응 물타기? “中에 편향된 WHO 지원 중단 검토”

입력
2020.04.08 22: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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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 편향성을 거론하며 지원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중국 탓으로 몰아붙인 데 이어 WHO까지 겨냥함으로써 자국 내 심각한 확산세의 책임을 모두 외부로 돌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WHO가 중국에 매우 편향돼 있다”면서 “WHO에 쓰이는 돈을 보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발(發)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할 당시 WHO가 비판한 사례 등을 들면서 “그들은 항상 중국 편에 서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WHO는 중국의 코로나19 발병 상황 등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WHO 지원 중단에 대한 추가 질의가 이어지자 “그걸 하겠다는 게 아니라 자금 지원 중단을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도 “WHO가 다 망쳤다”면서 “WHO는 미국한테 주로 돈을 지원받지만 아주 중국 중심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근 공화당도 “WHO가 중국의 코로나19 정보 은폐를 도왔다”며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사퇴와 WHO에 대한 의회 조사를 요구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WHO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줄곧 중국의 조치를 옹호만 하다 확산 억제에 실패하고 팬데믹 선언 시점도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뒤늦게 중국과 WHO의 책임을 전면화하는 것을 두고 부실대응 비판을 피해가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1월 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5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내부의 심각한 경고음마저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올 법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면서 “이 나라의 치어리더로서 충격으로 인한 혼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고 항변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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