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도 학생도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안 해봐서 두려운 겁니다. 익숙해지면 등교 출석 이후에도 수업에 온라인 기기를 활용할 역량이 생길 겁니다.”
10여년 간 원격교육을 학교 현장에 접목해온 조기성 서울 계성초등학교 교사(스마트교육학회 회장)는 8일 “온라인 개학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있다”면서도 “경험에 비춰볼 때 학생들 적응력이 굉장히 뛰어났다. 개학 초기 발생할 문제를 대비하면 학교 교육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는 가운데 원격수업을 미리 접해본 교사들로부터 학부모ㆍ학생ㆍ교사들이 알아야 할 ‘슬기로운 수업 방법’을 들어봤다.
◇교사들, 플랫폼은 다양하게 준비를
“체육수업, 소풍을 준비할 때 교사들은 우천시를 대비한 ‘플랜B’를 짠다. 원격수업 준비도 마찬가지라야 한다.”(조기성 교사) 원격교육을 먼저 경험해본 교사들은 하나같이 수업 플랫폼을 다양하게 구축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학생들이 특정 플랫폼에 몰리는 걸 막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라는 충고다. 서울시교육청의 원격교육 현장지원팀을 맡고 있는 박지윤 반포고 교사는 “학교가 큰 틀에서 구글클래스, EBS콘텐츠를 플랫폼으로 병행하는 계획을 짰다가 주 초 EBS콘텐츠 접속자가 많이 몰리는 상황을 확인한 후 자체 수업물을 제작하고 있다”면서 “과목별, 교사별로 교육 플랫폼을 분산해 혹시 모를 온라인 접속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성 교사는 “2,3가지 플랫폼에 수업물을 탑재하고 가정통신문 등으로 이용법을 안내하는 게 안전하다. 공공 교육 플랫폼에 이용자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만큼, 하나는 민간기업 플랫폼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원격 수업은 등교 수업과 다르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 학생들이 하루 6~7시간씩 스마트 기기를 붙들고 있어야 한다고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많지만, 교사들은 현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특성이 다른 만큼 학생, 학부모의 기대점도 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한솔 서울 중앙중 교사는 “50분 내내 문제풀이 하는 인터넷 강좌와 원격수업은 다르다”며 “대부분 교사가 쌍방향 또는 일방향 수업에 과제형을 접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으로 또는 미리 제작한 영상물을 통해 교과 이론을 소개하면 학생들이 관련 정보를 찾거나 문제를 풀도록 구성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라 스마트 기기 화면 보는 시간이 전체 수업 시간의 절반 미만이 될 거란 설명이다.
다만 학교, 교사마다 수업 설계와 방식이 다르듯 원격교육 방식도 제각각일 수 있다. 강윤지 서울 양진초 교사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원격 수업 시연을 다룬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대부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각 수업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학교 수업을 보도와 비교하기보다 교사의 선택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원격 수업 장면을 캡처(화면저장)하거나 수업물을 복사해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는 행동은 개인정보보호법ㆍ저작권법 위반의 소지가 있는 만큼 절대 금지해야 한다. 조기성 교사는 “원격수업이 ‘공개수업’은 아닌 만큼 학부모들은 수업내용에 대한 평가를 삼가고 특히 인터넷 맘카페 등에 품평을 올리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자기주도학습... 초반에 ‘습관’ 만들어줘야
등교 개학 전까지 학생 스스로 학교 수업을 따라가야 하는 만큼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신민철 대구 진월초 교사는 “대부분 교사가 수업 도중 출석 확인용 퀴즈를 내는 식으로 집중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가정에서는 온라인 개학 시범 기간에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갖도록 일상 규칙을 학생과 함께 만들어볼 것을 권장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초등생의 경우 배운 내용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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