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의 하루 이용객 수가 닷새째 7,000명을 밑돌면서 공항기능 축소를 확대하는 ‘부분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출국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인천공항 여객의 70~80%를 입국자가 차지하지만, 해외 교민ㆍ유학생 귀국 수요가 줄면 입국자 수가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늘길을 막아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국 항공산업의 세계적인 거점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다.
8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일일 여객은 이달 4일 6,710명(입국 5,811명)으로, 7,000명 선이 깨진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5일 6,706명(5,160명)으로 6,000명 선을 유지하다가 6일에는 4,581명(3,981명)을 기록해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5,000명 밑으로 떨어졌다. 7일에는 5,931명(4,866명)으로, 5,000명 선을 회복했고 8일은 6,146명(4,549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천공항공사는 하루 20만명을 넘나들던 일일 여객이 지난달 24일 개항 이래 처음으로 1만명 아래(9,316명)로 떨어지자 같은 달 26일 신종 코로나 위기대응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공항 기능도 축소했다. 출국장과 체크인 카운터, 주기장, 수하물 처리시설,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을 연결하는 셔틀트레인 등 주요 시설을 일부만 운영하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은 6개에서 2개로 줄었고 셔틀트레인은 2개 선로 중에 1개만 운영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일일 여객이 일주일 이상 3,000~7,000명 수준에 머물면 상업시설 일부와 탑승동 운영을 중단하고 제3활주로를 폐쇄하는 ‘2단계 비상운영’에 돌입하기로 했다. 공항 기능을 추가로 축소하는 ‘부분 셧다운’이다.
인천공항 일일 여객은 정부가 코로나19 해외유입 억제를 위해 모든 입국자에 대한 14일간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한 첫날(1일) 8,589명을 기록했고, 2일 7,518명, 3일 7,112명으로 꾸준히 감소해 일주일간(1~7일) 하루 평균 약 6,735명을 기록했다. 향후 9일과 10일에도 일일 여객이 6,000명 수준에 머물 경우 하루 평균 여객뿐 아니라 일일 여객 수도 2단계 비상운영 기준에 부합하게 된다.
공항 안팎에선 일일 여객이 3,000명 밑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최악으로 가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업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전기, 가스, 수도, 등 최소 기능만 유지하는 ‘3단계 비상운영(셧다운 확대)’이다. 이 단계에 들어갈 확률은 현재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에 따른 교민ㆍ유학생 귀국 행렬이 마무리돼 입국자가 줄면 당장 2단계 비상운영 돌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앞서 “2단계 비상경영 돌입은 여객 추이, 공항 기능 축소에 따른 여객 파급 효과, 해외 공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혐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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