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박정아. KOVO 제공

여자배구 ‘봄배구 전도사’ 박정아(27ㆍ도로공사)가 아쉬웠던 시즌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즌을 위해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있다.

박정아는 8일 본보와 통화에서 “고향 부산에서 재활 치료와 휴식을 병행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발목 수술 이후 특별한 통증은 없었지만 그래도 조심스럽다”면서 “오는 5월 3일 팀 소집 예정이다. 그전까지 매일 2시간씩 재활 치료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2019~20시즌을 돌아보는 박정아의 목소리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2017~18 FA이적 직후 통합 우승, 지난 시즌 준우승 등 영광을 맛봤지만 올 시즌엔 최하위(7승 18패)로 밀렸다. 데뷔 9시즌째를 맞는 박정아가 이렇게 고전한 것은 그의 배구 인생에 처음이다. 박정아는 데뷔 시즌(2011~12ㆍ기업은행 4위)을 제외하고 7년 연속 봄배구에 진출했다. 그는 “지고지고 또 지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연패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매 시즌 최상위권 팀 에이스였던 그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적표다. 박정아는 “시즌에 앞서 정말 많이 연습했다. 또 우승ㆍ준우승 멤버 그대로였기에 기대도 컸다”면서 “하지만 결정적인 요인 때문에 감독님 이하 선수들과 관계자들까지 많은 이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허무했다”고 털어놨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셰리단 앳킨슨을 영입했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부상 당했고, 교체 선수 테일러 쿡은 ‘태업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는 등 애를 태웠다. 생애 첫 주장 시즌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그래도 “배움이 있었던 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말 힘든 시간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연패 중에도 어떻게 다시 힘을 내 코트에 나설 수 있는지 많이 배우고 느꼈다”고 했다.

한국도로공사 박정아. KOVO 제공

사실 팀 성적과 별개로 올 시즌에도 박정아는 박정아다웠다. 국내 선수 가운데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470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도 35.2%(8위)를 찍으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 서브 11위에 디그도 세트당 2.5개를 걷어 올리며 동분서주했다. 박정아는 그러나 “연패 중에 개인 성적은 전혀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잘했어도 팀이 이겨야 빛이 난다”면서 “계속 패하다 보니 기록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정아는 올해 두 번째 FA자격을 얻었다. 3년 전 기업은행에서 3차례 우승한 뒤 첫 FA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고 바로 팀 창단 첫 우승을 이끌며 ‘클러치 박’이란 별명도 얻었다. 이번 FA는 이재영(24ㆍ흥국생명) 이다영(24ㆍ현대건설) 김희진(29ㆍ기업은행) 등 대어급 선수들이 함께 진행하는 큰 판의 FA다. 박정아는 특히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31)과 더불어 여자배구 연봉랭킹 1위(3억5,000만원)기에 이번 FA결과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박정아는 “첫 FA때(2017)는 팀 성적이 좋았다. 이번에도 그랬다면 좀더 가벼운 마음일 텐데 그렇지 못해 시즌 후에야 (FA라는게) 실감 났다”면서 “또 두 번째 FA라 그런지 담담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리그가 갑자기 끝나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다”면서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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