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발표하기 전 공문 먼저 보내달라”
교육부 SNS에 교사들 비난 댓글 쏟아져
“왜 이 문서를 업무 포털이 아닌 네이버 블로그를 찾아와서 봐야 하나요. 제발 공문으로 좀 보내주시면 안 되나요.”
“블로그에 힘 쏟을 시간에 30분이라도 먼저 현장에 지침을 보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불과 하루 앞둔 8일 교육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원격수업 출결ㆍ평가ㆍ기록 가이드라인에 달린 댓글이다. 현직 교사라고 밝힌 누리꾼들은 하나같이 개학이 코앞인데도 교육부로부터 세부 지침을 직접 전달받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서야 접하는 상황에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교육부는 전날인 7일 교육부 훈령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개정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일선 교육청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향후 원격수업에서 출결 관리와 평가, 학생부 기재 등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내용으로 교육지원청을 거쳐 이르면 이날부터 각 학교에 전달될 계획이다. 초ㆍ중ㆍ고 가운데 가장 먼저 개학(9일)하는 중3ㆍ고3 담당교사들은 개학 하루 전에서야 가이드라인을 받아보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가 해당 지침이 일선 교사들에게 공문으로 배포되기 전 언론과 교육부 SNS를 통해 먼저 발표하면서 교사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경기의 한 고교 교사 김모(32)씨는 “가뜩이나 개학에 임박해 교육부가 각종 지침을 쏟아내 혼선이 빚어지는데도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제대로 안내를 해줄 수가 없다”며 “저도 기사로 그 내용을 봤다고 더 알아보겠다고 말하는 게 고작”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누리꾼은 “교육부가 파워블로거나 유튜버를 노리는 게 아니라면 SNS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해달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밟아야 하는 절차가 있는 만큼 학교에 더 빨리 지침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27일에 원격수업 관련 언급이 처음 나온 이후 훈령 개정을 위해서는 행정예고ㆍ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했다”며 “가이드라인이 열흘 만에 마련된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들 만큼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개학 당일부터 이틀 동안 각 학교에 원격수업 적응기간을 두도록 했기에 원격수업 진행에 차질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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