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이야기 하나: 대만으로 와서 어학원을 다닐 때의 일입니다. 각국의 아침 식사문화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의 경우 간단하게 바뀌어 가는 중이긴 하지만 보편적으로 어머니(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는 아무리 간단하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식구들을 위해 늘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니 대만 선생님과 대부분의 외국학생들, 특히 일본학생들은 전업주부라 해도 오직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집 안일이야 조금 늦게 시작해도 되는 것이고 간단한 아침 식사 정도는 각자가 알아서 해결하면 되는데 그 정도도 어머니(아내)를 배려해 주지 않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라는 것입니다. 대만이나 일본은 편의점 등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많고 다양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한국에서도 식사를 챙겨줄 사람이 없으면 아무런 불평 없이 혹은 불평이 있다 한들 알아서 잘들 해결합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조금만 불편하면 되는데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에 남을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적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야기 둘: 상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로 오기까지는 여러 유통 경로를 거칩니다. 요즘은 오프라인의 발달로 그 구조가 다양해지고 또 유통 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같은 상품이더라도 이전보다 가격이 저렴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필요 이상으로 저렴해지면 누군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그 손해가 결국 소비자에게도 돌아오기 때문에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결국 나에게만 좋은 것은 잠시뿐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모두에게 좋은 것이 나에게도 좋은 것입니다.

이야기 셋: 지난해부터 몇몇 지역에서 환경미화원분들의 안전을 위해 새벽 근무를 없앴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2015~17년 야간 안전사고를 당한 환경미화원은 1,822명이고 그중 18명이 숨졌다고 합니다. 댓글들을 보니 아침 일찍 등교하거나 출근을 할 때 거리에 쓰레기가 쌓여 있어 조금은 불편하고 지저분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안전을 담보로 해야 하는 깨끗함이라면 기꺼이 양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작은 배려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고 또 다를 것입니다. 그중에서 순전히 후보자들의 공약만을 기준으로 보면 서로 공통된 것도 있고 각자만의 특화된 것도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공약이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나’에게도 유리하고 ‘우리’에게도 유리한, 좀 더 확대하자면 내가 속한 지역에도 유리하고 다른 지역(혹은 국가 전체)에도 유리한 공약이겠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각 지역의 상황이 다르다 보니 어떤 것은 나에게는 유리하지만 우리에게는 불리한, 반대로 우리에게는 유리하지만 나에게는 불리한 공약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인 양심의 선택이야 당연히 나보다 우리를 우선시해야 하는 것이 맞겠지만 세상살이가 늘 순탄하거나 단순하지만은 않아서 때로는 우리보다 나를 우선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도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를 위해서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모두에게 유리한 것이 결국 나에게도 유리하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배려한 만큼 나도 배려받을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한 어떤 후보자를 선택할지는 우리 자신들의 몫이고 또 그 결과의 책임도 결국 우리 자신들 몫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양상윤 신부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