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본격 수사 착수하자 꼬리자르기 나선 듯
향군 “김봉현 전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다”
보람상조가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한 뒤 파악한 향군상조회인수컨소시엄 소유 시절 자금 유출 현황. 해당 자료는 최근 보람상조 주총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된 핵심 인사들이 올해 초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가장매매 형식으로 빼돌렸던 90억원대 장례식장에 대해 반환 절차를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군 상조회 매각과정을 둘러싸고 고소ㆍ고발 등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자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올해 초 향군 상조회를 인수했던 라임 컨소시엄에서 여주 학소원장례식장을 넘겨 받았던 H사는 향군 상조회를 재인수한 보람상조에 최근 장례식장반환을 통보했다. 보람상조 측 관계자는 “H사로부터 반환 통보 공문을 전달받았다”며 “반환 의사의 진위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보람상조는 H사가 라임 측과 가장매매 형태로 장례식장을 넘겨받았다며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H사가 상조회 내부자산인 장례식장을 인수하면서 실제 자금거래 없이 등기만 이전한 사실을 인정하고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금융권에서는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은 보람상조가 H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제기할 가능성을 우려해 장례식장을 반환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라임을 향한 검찰 수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른바 ‘라임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측이 올해 1월 향군 상조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진호 회장 등 향군 수뇌부와 결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 회장 컨소시엄이 상조회 재매각을 3년간 금지한 규정을 어기고 인수 두 달 만에 보람상조에 넘겼다는 고소 사건도 검찰에 넘어가 있다.

검찰은 향군 상조회 인수를 둘러싸고 H사 장모 대표와 김봉현 회장, 김진호 향군 회장 사이에 형성된 삼각 커넥션 여부도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3사관학교 장교 출신인 장 대표는 2017년향군과 공동사업을 진행한 뒤 지난해 말 향군 상조회 인수의향자를 찾아나서는 등 매각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이다. 김봉현 회장 중심의 라임 컨소시엄이 상조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했던 장 대표는 로비 대가로 학소원장례식장을 건네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라임의 향군 상조회 인수를 둘러싼 비리 의혹과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람상조와 향군상조회가 사기와 횡령 혐의로 라임 컨소시엄을 검찰에 고소한 가운데, 검찰은 현재 고소인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지난달 말 김봉현 회장의 자금책으로 알려진 김모씨를 구속, 라임 사태 이후 잠적한 김 회장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향군 상조회 매각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향군은 사실무근 입장을 밝혔다. 향군은10일 보도자료를 통해“상조회 매각 관련 의혹들은 사실과 다르며, 라임과의 커넥션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장 대표와는 향군의 공동사업자 관계이고 김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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