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울산 전하동 아파트 13층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집에 불이 나자 어린 동생을 구하기 위해 불타는 집에 들어간 형과 집에 있던 동생이 한꺼번에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8일 새벽 울산 동구 전하동 한 아파트 13층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형제 관계인 어린이(9ㆍ초등3)와 청소년(17ㆍ고2) 등 모두 2명이 숨지고 주민 8명이 연기를 마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불은 오전 4시 6분쯤 발생해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13층 한 가구에 있던 형제 가운데 1명은 불에 타 숨지고, 다른 1명은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고 울산소방본부는 밝혔다.
이날 사고는 형이 친구와 함께 편의점에 갔다가 돌아오다 불이 난 것을 보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가서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형은 동생을 데리고 거실 베란다 근처까지 나오는 등 구조하려 했으나 탈출하지 못했고, 베란다에 매달렸다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을 운영하는 형제의 부모는 장사 준비를 위해 당시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형제와 친구 등 3명이 새벽에 라면을 끓여 먹고 난 뒤 냄새를 없애기 위해 촛불을 켜두고 형과 친구가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 간 사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화재로 화학물질인 가구 등이 타면서 아파트 전체가 매캐한 연기로 휩싸여 주민 8명이 부상을 입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11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울산소방본부는 발화 30분 만인 이날 오전 4시 38분쯤 불을 진압하고 연기를 배출하는 한편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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