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포수 지성준(26)이 팀 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으면서도 친정 한화를 잊지 않았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지성준은 시즌 개막 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으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만약 경기에 나간다면 첫 타석 때 (전 동료 및 팬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생각 중인데 네 방향으로 해야 할지, 세 방향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만원 관중이면 네 번 다 해야 하지 않을까. 그 때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청주중-청주고를 졸업하고 2014년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지성준은 2018년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듬해에도 최재훈의 백업 포수로 58경기를 뛰며 타율 0.250을 기록했다.
한화에서 입지를 넓혀가던 지성준은 하지만 2019시즌 후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친정 팀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났기 때문에 지성준은 새 시즌 대전 원정 때 인사를 건넬 계획이다.
안방 문제로 고생한 롯데는 지성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친 포수로 주전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는 건 사실이지만 김준태, 정보근 등과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시즌 초반까지는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성준은 “아직 롯데 팬들에게 환영 받을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장 1~2년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잘 데려왔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더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동료들을 만난 것에 대해선 “1군 선수들은 경기하면서 많이 봤기 때문에 어색한 건 없다. 다들 잘 대해줘 재미 있다. (안)치홍이 형과는 같은 이적생이니까 자꾸 다가가서 장난치고 수다 떨고 지낸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미뤄진 것은 팀에 더 적응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그는 “아직 만족할 만큼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시간을 번 느낌”이라며 “투수들과 더 맞춰야 하고 알아가야 한다. 투수의 볼 궤적이나 특성, 성향을 파악 중인데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면서 계속 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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