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은 70% 지급” 선 그었지만 여야 합의 땐 수용 가능성 
 이인영 “긴급재정명령 검토” 황교안 발언에 쐐기 박으며 박차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기업·소상공인 긴급 금융지원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국민 100% 대상 지급 확대 쪽으로 한 발짝 다가섰다. 야당에 이어 여당까지 지급 대상 확대를 요구한 데 대해 “정부 원안은 70%에 지급하는 것이나, 국회 논의를 지켜보자”고 밝히면서다. 여야 합의를 전제로 전 국민 지급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다만 정치권이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권 행사까지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추가경정예산안 심의가 먼저라며 선을 그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청와대 입장을 알려드리겠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는 여야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는 국민께 재난지원금이 하루속히 지급되도록 신속히 추경안을 제출할 것이다. 국회 또한 신속하게 심의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주장에 “입장을 논의한 바 없다”며 거리를 뒀다. 하지만 6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까지 재난지원금 지급 확대를 요구한 뒤 청와대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여권은 지난달 30일 소득 하위 70% 가구 지급안을 결정한 뒤 반대 여론이 예상 외로 크다는 데 부담을 가졌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상위 30%의 불만이 총선에서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확실한 경기 부양효과를 만들려면 좀더 과감한 재난지원금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 또한 청와대가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대목이었다.

물론 청와대 내에서는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아직은 우세하다. 무엇보다 만약을 대비해 정부가 추가로 쓸 수 있는 카드는 남겨둬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경제적 그늘이 어디까지 드리울지 가늠이 쉽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70% 지급안은 이런 변수들을 모두 감안해 마련한 것”이라며 “국내외의 여러 상황들을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을 단기간에 충분히 쏟아 부어야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는 청와대와 정부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기존 9조원 가량이 재난지원금으로 충분한지, 추가 지급액 재원 4조원은 어떻게 마련할지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일단 재난지원금 신속 집행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여당도 총선 직후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2차 추경안의 국회 처리를 목표로 세우면서 이 과정에서 지급액 확대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여권은 다만 헌법 76조에 나와 있는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민주당은 그동안 발동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일각의 법리적 검토 때문에 정쟁을 피하려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 요청을 자제했다”며 “이제 야당이 동의하는 만큼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 요청을 주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전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발언에 쐐기를 박기 위한 정치적 수사로 해석된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대통령의 재정 집행에 야당이 딴지를 걸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라고 여권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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