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 화상회의 프로그램
보안 취약해 미국서 퇴출 위기
국내 기업들도 MS 등 대안 검토
1일(현지시간) 독일 헤센 주의 한 이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줌 화상회의 앱을 띄워놓고 있다. 외스트리히-빈켈(독일)=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과 원격근무가 확대되면서 최대 수혜주로 주목 받던 미국의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이 보안 문제에 휩싸이면서 퇴출 위기에 처했다. 이에 원격강의 및 재택근무에 줌을 활용해 온 국내의 각 대학과 기업들은 대안 마련에 나섰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줌 퇴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뉴욕시 교육 당국이 5일(현지시간) 보안 우려를 이유로 줌을 온라인 수업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히고 미 연방수사국(FBI)까지 줌의 보안 문제를 경고하면서부터다.

줌은 중국 산둥성 출신의 에릭 위안 최고경영자(CEO)가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화상회의 서비스다. 꾸준히 성장해오던 줌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엔 줌의 일일 순이용자(DAU) 수가 2억명을 기록, 지난해 말 약 1,000만명에서 20배나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한 국내에서도 줌에 대한 관심은 상당했다. 응용 소프트웨어(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국내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줌의 영상회의 솔루션 ‘줌 클라우드 미팅’ 앱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187만명으로, 전월(18만명)에 비해 939%나 폭증했다. 애플의 OS인 iOS 이용자까지 더하면 200만명이 넘는다.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 학생이 줌 앱을 이용해 반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바르셀로나=로이터 연합뉴스

불과 3개월만에 주가가 두 배나 뛸 정도로 상한가를 쳤던 줌에 제동이 걸린 건 취약한 보안성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선 원격 강의 도중 음란물 영상이나 사진을 화면에 띄운다든지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나치 문양이나 인종차별 메시지로 채팅창을 도배하는 등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줌 바밍(Zoom Bombing·줌에서 일어나는 온라인 공격)’이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이에 에릭 위안 CEO가 직접 공개 사과와 함께 향후 90일 동안 보안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재택근무에 줌을 활용하던 국내 기업들도 논란이 커지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나 구글의 행아웃 등 다른 화상회의 서비스 이용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S나 시스코 등 다수 기업에서 기업용 협업도구나 화상회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어 대안이 많은 편”이라며 “아직 화상회의가 완전히 정착한 게 아니기 때문에 줌이 없더라도 크게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대학들은 줌과 장기간 서비스 사용 계약을 맺은 만큼 당장 강의 플랫폼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국내에선 서울대와 연세대, 중앙대 등이 3월부터 시작한 원격강의에 줌을 활용 중이다. 박원호 서울대 협력부처장은 “자체적으로 보안과 관련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접속하기 위해서는 자체 시스템에 접속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크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서울대의 경우 한 학기 수업이 약 7,000개나 되고 이미 시스템을 옮겨놓은 상황이라 갑자기 기반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중앙대 홍보팀장도 “이미 줌과 장기 계약을 한 상태이고, 아직 학내에서는 줌과 관련된 문제가 보고된 적은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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