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 이탈 방지를 위해 손목밴드 도입을 강력 검토하면서 찬반 양론이 부딪치고 있다. 해외유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강제조치가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이 있는 반면, 범죄자에게나 쓰는 전자장치까지 도입하는 것은 인권침해 및 과도한 제재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전자 손목밴드 도입 문제는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조만간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7일 브리핑에서 “일부 이탈을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 중 하나로 손목밴드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인 손목밴드는 스마트폰과 온라인으로 연결돼 둘 사이의 거리가 10m 이상 떨어질 경우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출동, 이탈을 확인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홍콩이 이미 전자팔찌를 도입해 해외에서 입국하는 전원에게 2주 동안 위치 추적용 손목띠를 착용토록 하고 있다.

정부는 ‘자가격리 어플리케이션(앱)’을 이용 자가격리자를 관리하고 있지만 이탈자가 속출하면서 손목밴드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6일까지 자가격리 지침 위반자는 137명으로 하루 평균 6.4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높은 전파가능성을 고려할 때 손목밴드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병율 전 질본 본부장은 “신종플루는 치료제와 백신이 있었고, 메르스 때는 지역사회 감염이 없었다”며 “사회 전체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손목밴드 착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법적 근거 없이 개인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제도를 시행해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손목밴드와 유사한 전자발찌만 해도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라 성폭력, 살인, 강도,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자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법원의 판단을 받아 부착하게 돼 있다. 그러나 손목밴드의 경우 관련 규정이 전무하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직 자가격리를 이탈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시시각각 동선을 감시할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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