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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 일단 선방했지만… 2분기 생각하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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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 일단 선방했지만… 2분기 생각하면 ‘한숨’

입력
2020.04.07 16:41
수정
2020.04.07 19: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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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영업이익 21% 급증해 1조원대

삼성도 전망치 웃도는 6조원대

가전ㆍ반도체 선전 속 환율도 한 몫

“미국ㆍ유럽 위축 반영된 2분기엔 실적 악화될 듯” 비관론

서울 서초구(삼성전자)와 서울 영등포구(LG전자) 사옥 앞에 게양된 두 회사의 사기.
서울 서초구(삼성전자)와 서울 영등포구(LG전자) 사옥 앞에 게양된 두 회사의 사기.

국내 전자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우려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가져왔다. 삼성전자는 6조원대 영업이익을 무난히 수성했고 LG전자는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2년 만에 최고 실적을 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본격화된 2분기엔 양사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적 악화 우려 뚫고 선방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98%, 영업이익은 2.73% 증가한 수치다. 당초 증권가에선 코로나19 여파를 이유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을 하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았지만, 실제 성적표는 증권사 평균 전망치(6조2,000억원)를 웃돌았다.

사업부문별 성적은 29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업계에선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부진했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연초부터 회복된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원격 근무·교육, 비대면(언택트) 소비 활성화란 ‘특수’까지 겹치면서 스마트폰, 가전 등 완성품(세트)의 수요 위축을 만회했다는 진단에서다.

LG전자도 이날 1분기 매출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의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1%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평균 전망치(8,587억원)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건 2018년 1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업계에선 가전과 TV 부문의 선전을 ‘깜짝 실적’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가전은 코로나19에 따른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위생 가전' 판매 증가, TV는 중국업체 부진에 따른 반사 이익이 대표적 호재로 꼽힌다.

환율은 양사 영업이익 개선의 ‘숨은 공신’으로 꼽힌다. 지난해 4분기 1,176원 수준이던 원·달러 평균 환율이 이번 분기 1,194원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해외 판매 수입의 원화 환산액이 대폭 늘어났다는 펑가다.

◇“2분기엔 실적 악화” 전망 비등

하지만 양사의 1분기 실적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양 사의 주요 판매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때는 1분기 후반부인 3월 중순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엔 특히 지난달 6일 정식 출시한 플래그십(대표) 제품인 갤럭시 S20 스마트폰이 ‘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초반 판매 물량이 지난해 갤럭시 S10의 60~7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걸로 알려진 데다가 핵심 판로인 미국과 유럽 시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1분기엔 셀인(sell-inㆍ제조사→판매처) 물량이 반영됐을 텐데 이후 셀아웃(sell-outㆍ판매처→소비자)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2분기 이후 판매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의 효자인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서 다른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LG전자 입장에선 올해 TV 판매 대목으로 기대됐던 도쿄올림픽, 유로2020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줄줄이 연기된 점이 뼈아프다. TV 중심의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은 지난해 LG전자 총매출의 26%를 책임졌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중국에 한정됐던 코로나발 전자제품 수요 부진이 3월 말부터 북미, 유럽 등지로 번지고 있다”며 “LG전자는 사업부문별 매출의 30~50%를 북미·유럽 지역에서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 이후 실적 감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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