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한 달간 징집병들의 의무 군사 훈련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려보낸다. 군사 훈련마저 재택 훈련으로 전환한 것이다.
7일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방부는 이날부터 다음달 4일까지 기초 군사 훈련을 중단하고 훈련 대상자인 군인 3,400명을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밝혔다. 대신 학습 자료와 과제, 체력 단련 지침 등을 주고 집에서 각자 훈련한 뒤 평가는 복귀 후 받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재택 훈련 기간 가능한 한 집에서 머물고 필수 활동을 위해서만 외출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한 복무 기간 연장 등 불이익은 없다. 다만 장교 및 부사관 양성 훈련 과정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는 선에서 계속된다.
싱가포르는 시민권자뿐 아니라 영주권자 2세 등 모든 남성에게 병역이 의무적으로 부과된다. 18세가 되면 무조건 군대에 가서 2년을 복무해야 한다. 여성들은 지원제다. 징집이 된 장정들은 테콩섬에 모여 9주간 기초 군사 훈련을 받게 된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 출퇴근도 할 수 있다. 이번에 재택 훈련으로 전환되는 것도 기초 군사 훈련의 일부다. 싱가포르는 직업 군인 2만명과 징집병 4만명 등 현역병 6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40세까지 유지되는 예비군을 포함하면 총 병력은 약 31만명이다.
이번 군사 훈련 중단 조치는 지역사회 감염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싱가포르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전날보다 66명 늘어난 1,375명이다. 신규 환자 중 65명이 지역사회 감염이고, 1명은 해외 감염 사례라는 게 싱가포르 보건부 설명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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