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Why]강릉 주문진 바닷가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점박이 물범
“구조 당시 도망도 못 갈 정도로 탈수ㆍ영양실조 심각”
강원 강릉시 주문진 교항리 바닷가에서 5일 오전 9시 36분쯤 새끼 점박이물범 한마리가 발견됐다. 관광객이 발견한 이 새끼 점박이물범은 속초 해경과 경포 아쿠아리움 관계자에 의해 구조돼 경포 아쿠아리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속초해경 제공

일요일(5일) 아침 9시 36분, 인적이 드문 강원 강릉 주문진 교항리의 한 바닷가에 낯선 생명이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관광객들이 새끼 점박이물범을 발견한 겁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속초 해경은 물범을 구조해 바다가 아닌 경포 아쿠아리움으로 옮겼는데요. 점박이물범의 수족관 행은 최선이었을까요?

이중영 경포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6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새끼 점박이물범의 구조 뒷얘기를 밝혔는데요. 이 팀장은 “당시 물범을 바로 방생하면 죽을 지 모르는 위기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발견됐을 당시 점박이물범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봐도 도망가질 않았다고 해요. 사람이 좋아서는 아니었을 텐데요.

점박이물범은 천연기념물 331호이자 해양수산부의 해양보호생물, 동시에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이거든요. 점박이물범 서식지는 인간의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고요. 인간과 점박이물범이 서로 마주치는 건 상당히 드문 일이죠. 인간을 보면 도망가는데 이 새끼 점박이물범은 멀뚱멀뚱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었던 거예요. 이 팀장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도망가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은 물범 개체는 몸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점박이물범은 도망갈 힘조차 없을 정도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구조대원이 외투를 벗어 소중히 안아 올릴 때도 버둥거릴 힘조차 없었고요. 그대로 구조대원의 품에 안겨 수족관으로 옮겨지는 게 물범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강원 강릉시 주문진 교항리 바닷가에서 지난 5일 오전 9시 36분쯤 새끼 점박이물범 한마리가 발견됐다. 관광객이 발견한 이 새끼 점박이물범은 속초 해경과 경포 아쿠아리움 관계자에 의해 구조돼 경포 아쿠아리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속초해경 제공

경포 아쿠아리움에 따르면 현재 물범의 상태는 안타깝게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해요. 극심한 탈수와 영양실조 증세로 “조금씩 상태를 봐가면서 적당한 조치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물범은 영양실조라고 무턱대고 잘 먹이려다간 심정지가 올 수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점박이물범을 랜선 너머로 걱정하시는 분들 조금 안심하셔도 되는 이유를 알려드릴게요. 바로 경포 아쿠아리움이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동물 전문구조 및 치료기관’라는 점인데요. 해수부에 따르면 경포 아쿠아리움은 2018년 11월 5일부터 고래류와 기각류, 바다거북류 등을 구조하는 기관으로 지정돼있고요. 수의사도 있고, 수질 및 수족관 관리도 관계 기관으로부터 꾸준히 점검을 받고 있다고 해요. 이번에 구조된 물범도 해수부에 보고된 상태고요.

이번에 구조된 점박이물범의 생애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수족관에서 평생 살아야 할지,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경포 아쿠아리움에 따르면 “치료를 거쳐서 방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물범도 잘 모를 거라고 하네요. 점박이물범이 치료를 잘 받고 밥도 잘 먹어서 이른 시일 내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돌아가길 바라야겠어요. 점박이물범아, 건강해!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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