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 코로나 해외 유입 연 이틀 20명 증가 급증 
 하늘 길 차단에 중국인들 블라디 경유 육로 입국 몰려 
 “국경관리 철저”… 러시아와 밀월 관계에 톤은 낮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6일 방독면 모양의 마스크를 쓴 남성이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와 마주한 중국 국경도시 헤이룽장성 쑤이펀허가 검역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육상으로 들어오는 러시아발 입국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주변국에 사전 통보 없이 항공편을 극단적으로 줄이며 해외 역유입을 차단해왔지만, 이번에는 관계가 돈독한 이웃국가 러시아인지라 방역 수위를 높이면서도 가급적 톤을 낮추려 부심하고 있다.

헤이룽장성의 해외 유입 확진자는 5일과 6일 이틀 연속으로 하루 20명씩 늘었다. 중국 전체 해외 유입 사례가 5일 38명, 6일 32명인 것에 비춰 절반이 넘는 규모다. 헤이룽장성의 확진자는 인구 7만명의 소도시 쑤이펀허에 집중돼 있다. 러시아에서 차량으로 중국에 넘어오는 검문소가 위치한 곳이다.

중국이 하늘 길을 막으면서 쑤이펀허로 입국자가 몰렸다. 중국은 지난달 29일부터 모든 항공사가 일주일에 한 편의 해외노선만 유지하도록 운항횟수를 대폭 줄였다. 이에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 각지에 머물던 중국인들의 직항 귀국편이 사실상 끊기자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다시 버스를 타고 230㎞를 이동해 육로로 입국하는 루트가 각광을 받았다. 6일 하루 러시아의 추가 확진자가 954명에 달할 정도로 감염이 폭발하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은 발길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까지 중국의 일일 입국자는 6만명에 달했다. 이중 2만5,000명은 항공편을 이용했다. 하지만 중국이 항공운항 제한조치를 시행하면서 항공 승객은 3,000명으로 급감했다. 현재 중국 입국자가 1만명 가량인 점에 비춰보면, 육로 입국이 항공 입국보다 훨씬 많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전역에 91곳의 육로 검문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쑤이펀허는 입국자가 몰려들면서 과부하가 걸렸다. 현지 언론은 “검역 요원이 너무 부족해 우리의 능력을 넘어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시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자 자원봉사자 300여명이 집결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6일 코로나 대응 중앙영도소조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해외 전염병이 폭발적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육로 검역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경지역에서 관리와 통제를 더 엄격히 하라”고 지시했다. 또 남부 윈난성에서 하루 불법 입국이 56명 적발됐다는 내용도 거론됐다.

다만 회의 내용을 전한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러시아발 입국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중국은 8,900만개의 마스크와 105만벌의 방호복을 러시아에 지원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밀월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20일 통화에서 “각 분야 협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시진핑 주석)”, “중국이 세계인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공헌을 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면서 서로 치켜세웠다.

오히려 헤이룽장성과 맞닿은 러시아 연해주 정부가 조급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인들이 귀국을 위해 국경으로 몰려들자 지역사회 전파를 우려한 연해주 주지사가 총리에게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귀국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러시아 언론이 7일 전했다. 연해주는 또 모스크바를 오가는 국내 항공편 운항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러시아는 이미 해외 항공노선을 모두 차단한 상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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