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아들에 이어 브라질 교육장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양국 간 관계가 얼어붙고 있다. 주브라질 중국 대사관은 브라질 정부에 공식입장을 촉구하면서 반발 기세를 높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브랑 베인트라우비 브라질 교육부 장관은 중국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벌어졌다면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에 따르면 베인트라우비 장관은 브라질에서 국민 만화로 일컬어지는 ‘모니카의 친구들(Turma da Monica)’에 등장하는 서툰 발음의 캐릭터를 이용해 중국과 중국인을 조롱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즉각 반발했다. 주브라질 중국 대사관은 베인트라우비 장관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완전히 터무니없고 비열한 발언으로 인해 중국-브라질 관계의 건전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불만을 표시했다. 베인트라우비 장관은 게시물을 삭제했으나 중국 대사관은 브라질 정부에 공식 입장을 촉구하는 등 반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에서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묻는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셋째 아들이자 하원 의원으로 재직 중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리트윗했다가 외교적 갈등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게다가 에두아르두 의원은 비선 외교 실세로 통하며 ‘실질적 외교장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후폭풍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브라질 우호 관계를 해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제기되는 모든 책임을 에두아르두 의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중국 대사관도 별도 성명을 통해 “에두아르두 의원은 국제적 안목도 상식도 갖추지 못한 인사이며 중국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결국 지난달 24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해 사과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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