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항체로 코로나 백신ㆍ치료제 개발 가능” 연구결과도
기생충 감염 치료제 ‘이버멕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내에 죽인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교차반응을 하는 항체를 발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호주 모나쉬대 생의학발견연구소는 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세포배양된 코로나19 바이러스 ‘SARS-CoV-2’가 이버멕틴에 노출되자 48시간 내에 모든 유전물질이 사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버멕틴을 단 한 번 투여한 용량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이 24시간 후 상당 부분 줄었고, 48시간이 지나자 전부 사라졌다. 이버멕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구충제로 승인된 약이지만, 뎅기열 독감 지카바이러스 등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실험은 세포배양 적용 결과여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6일 “(이번 실험은) 세포 수준에서 검증한 것이어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ㆍ의약 연구기관인 미 스크립스연구소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바이러스에서 분리된 항체가 코로나19와 교차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 개요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이날 공개했다. 교차반응을 일으킨다는 건 항체 결합 위치가 거의 같다는 뜻으로 해당 부위가 두 바이러스에 똑같이 약점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논문 수석저자인 이언 윌슨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항체 결합 위치를 알아내면 구조에 근거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앞서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용으로 항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공급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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