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효과 분명” 파우치 “입증 안돼”… 백악관 국장-감염병 권위자 연일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게임 체인저’로 기대하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두고 백악관 내부의 갈등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능 문제 때문이다. 신중해야 한다는 보건당국자들과 일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5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멤버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전날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나바로 국장이 해외 연구사례를 제시하며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자 파우치 소장은 “입증되지 않은 증거”라고 반박했다. 이에 나바로 국장은 “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반대한 장본인”이라며 파우치 소장을 비난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중재에 나설 만큼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말라리아 치료제를 띄우려는 이는 나바로 국장만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클로로퀸을 ‘신의 선물’이라고까지 치켜세우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효능 논란에 대해 “(안전성 검사가 끝날 때쯤이면) 10만명이 죽어 있을 수 있다”면서 “생명을 구하고 싶다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잃을 것도 없지 않느냐”거나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있다”는 등 수 차례 복용을 권고하는가 하면 “연방정부가 2,900만개를 비축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보건당국자들 간 마찰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와 경제활동 재개 시점 등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간에도 당장의 현상 타개에 매몰되는 정치적 개입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지만, 특히 클로로퀸 논란에선 비판의 강도가 높다. WP는 “발병 초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해 상황을 악화시킨 트럼프 측근들이 이젠 검증되지 않은 치료제에 열을 올리며 코로나19 대응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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