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러시아 타타르스탄지역 야마시의 한 유전에서 석유 채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야마시=타스 연합뉴스

끝없이 추락하던 국제 원유 가격이 반등할지 주목된다. 감산 합의가 무산되면서 ‘유가 전쟁’을 벌여 온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합의에 “매우 매우 근접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때마침 유가 하락을 거듭 경고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사우디ㆍ러시아 간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에 출연해 ‘이번 주말까지 사우디와 러시아가 합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아주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면서 “우린 합의에 매우 매우 가까워졌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가 시장에 안정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을 시장 전체가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예프 CEO의 발언은 이날로 예정됐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산유국이 참여하는 OPEC+의 긴급회의가 9일로 연기된 뒤 국제 유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나왔다. 실제 그의 발언이 있기 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 때 9% 넘게 하락했지만 이후 보합권으로 반등했다. 국제 원유 시장이 그의 발언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미국 에너지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실효적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나는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필요하다면 미국 셰일원유업계 보호 조치에 나서겠지만 그보다는 러시아와 사우디 간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사메르 알갑반 이라크 석유장관은 “산유국들 사이에서 감산 합의가 새롭게 이뤄진다면 미국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하일 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에너지부 장관도 “OPEC+ 뿐 아니라 모든 산유국의 조화롭고 일치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감산 합의가 성사된다면 모든 산유국이 원유 시장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신속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미국만 수혜를 입는 결과가 되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감산 분위기가 무르익는 듯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로이터통신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감산량이 너무 적고 또 너무 늦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유 1,000만배럴 감산이 이뤄지더라도 2분기에만 1,500만배럴 이상의 재고가 더 남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부족이 감산량을 뛰어넘을 것이란 얘기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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