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과 중3 온라인 개학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육부가 만든 원격수업 지원 사이트 ‘e학습터’의 하루치 자료가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6일 “새로운 시스템으로 기존 자료를 이관하는 과정에서 지난 3일 오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의 약 하루치 자료가 삭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학술정보원은 “강행군으로 지친 작업자의 실수였지만 학교 현장에서 기록한 소중한 자료라는 점에서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대한 불안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이런 사고까지 더해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술정보원은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동시 접속이 가능한 인원을 기존 47만명에서 300만명으로 확대하기 위한 인프라 증설 작업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작업자 실수로 자료가 삭제됐는데 원본 자료가 백업되지 않아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전국의 많은 교사들이 e학습터의 학급방에 올려놓은 학생들 이름과 교수ㆍ학습 계획, 과제 수행활동 등 수업 자료가 사라진 셈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할 때 사용하도록 권장되는 민간업체의 화상회의 프로그램들도 연결과 보안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전국 교사와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에서도 프로그램 연결이 끊기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국 초ㆍ중ㆍ고교 원격교육 대표 교사들로 구성된 ‘1만 커뮤니티’ 출범식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몇 분 동안 통신이 끊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사정이 이렇자 교육부는 원격수업이 어려운 초등 1, 2학년은 EBS와 가정학습 자료를 활용토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저학년 학생들의 쌍방향 수업 집중력 저하와 일부의 스마트 기기 부족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인 대안이다. 나머지 학년도 부실한 수업을 감행하느니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BS 강의처럼 미리 녹화한 강의를 활용한 단방향 수업과 과제로 수업을 대신하는 방법 등 다양한 수단을 병행할 만하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무엇보다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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