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주요 금융기관장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몰고 온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기업과 국민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이때, 지금이야말로 금융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부가 마련한 ‘100조원+α’ 규모의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적극적인 자금지원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한 ‘과감한 면책’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민간ㆍ정책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마련한 ‘민생ㆍ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의 협조와 역할을 당부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문 대통령이 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수석ㆍ보좌관회의도 취소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보회의와 금융권 간담회 복수의 안을 준비 중이었고, ‘현 시점에선 후자가 중요하겠다’는 (문 대통령) 판단에 따라 (금융권 간담회가) 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10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는) 과거 경제위기 시의 금융 대책과 달리 본격적인 위기가 닥치기 전에 선제적으로 마련되었고, 지원 규모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평가한 뒤 “대출 원금 만기 연장과 이자 납부 유예,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증권시장 안정펀드 등 대다수 정책이 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마련된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또 금융을 “방역 현장의 의료진”으로 표현하며 “의료진의 헌신이 환자들을 구하듯이 적극적인 금융이 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살릴 수 있다. 금융권에서도 그 점을 잘 알고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해 주고 계셔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책을 잘 마련했지만 시행이 적시적소에 이루어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금융권을 향한 당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하는 분들께서 대출을 받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이 부분을 좀 각별하게 챙겨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며 “몰려드는 업무로 힘드시겠지만 당장 생계의 위협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한 긴급 자금인 만큼 신속성이 특히 중요하다라는 점을 잘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신 ‘적극적 면책’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과실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다른 고의가 없었다면 기관이나 개인에게 정부나 금융당국이 책임을 묻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분명히 약속 드린다”고도 했다.
이날 간담회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사장, 김병근 신용보증재단중앙회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현 금융감독원장이 자리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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