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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만 가는 EPL… ‘6월 무관중 재개’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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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만 가는 EPL… ‘6월 무관중 재개’ 현실로?

입력
2020.04.06 16:19
수정
2020.04.06 17:3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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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멈춰 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갈수록 꼬여가고 있는 모습이다. 사무국 차원의 선수 임금 삭감 방침에 선수들의 반발이 거세고, 5월 개막도 사실상 물 건너 가며 일부 구단은 파산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부적절한 파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며 사회적 파장도 만만찮다. 부작용이 이어지자 EPL은 ‘6월 무관중 재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스포츠는 6일(한국시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휘청이는 EPL이 6월 무관중 경기로 재개 할 가능성을 내놨다. 미러스포츠에 따르면 EPL과 영국 정부의 논의가 진전을 이뤘으며, 리그가 재개되면 무관중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는 등 정부의 엄격한 통제 속에 잔여 일정이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각 구단은 5월 중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훈련캠프를 열어 시즌 재개를 준비하게 된다.

아직 영국 내 코로나19 진정세가 뚜렷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무관중 경기 카드까지 꺼낸 데는 리그 중단의 장기화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 탓으로 풀이된다. 경제적 타격에 따른 구성원 내 갈등, 불확실성에서 오는 위기감, 구단의 통제가 사라진 와중에 벌어지는 선수들의 도 넘은 일탈까지 1992년 EPL 출범 이후 최악의 시즌으로 기록될 판이다.

실제 최근 EPL 사무국은 5월초 리그 재개 불발을 발표하면서 “구단들이 선수들의 연간 임금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조건부 삭감하거나 지급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고, 맷 핸콕 영국 보건부장관도 “EPL 선수들이 임금을 줄이며 (사회적)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다른 주장을 폈다. PFA는 “선수들 연봉을 30% 삭감하면 약 5억 파운드(약 7,500억원)의 임금이 줄고, 그로 인해 약 2억 파운드(약 3,000억원)의 세수가 줄어 되레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사실상 임금 삭감 조치를 거부했다. 일부 선수들은 “구단주들은 부자인데, 왜 우리가 희생해야 하느냐”며 반문했다고 한다.

5월 리그 재개 불발 소식이 시즌 취소 우려로 번지면서 재정이 열악한 일부 구단들은 파산을 우려하고 있다. 마이크 갈릭 번리 회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EPL이 이대로 막을 내릴 경우 우리 구단은 8월쯤 파산하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국과 달리 EPL은 입장 수익과 경기 부대수익, 중계권료에 따른 스폰서 수익이 구단 운영에 절대적인 터라 다른 구단들도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휴식기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의 도 넘은 일탈이 이어지는 점도 위기요인이다. 애스턴 빌라 미드필더 잭 그릴리쉬(25)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외출을 자제하자”는 메시지를 남긴 직후 파티에 참석했다가 교통사고를 내 징계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엔 맨체스터 시티 카일 워커(30)가 성매매 여성 두 명을 집으로 불러 파티를 즐긴 사실이 들통나 사회적 논란으로도 번졌다. 워커는 이에 대해 “프로축구 선수로서 책임감이 있다는 점을 잘 안다”며 “가족과 친구, 구단,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워커는 구단 차원의 중징계는 물론 정부 차원의 벌금을 부과 받을 가능이 높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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