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극장들이 문을 닫았지만, 공연까지 멈춘 건 아니다. ‘꿈의 무대’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들도 안방 1열로 무대를 옮겼다. 직접 날아가지 않고도 명품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온라인에 펼쳐져 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 등을 만든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지난 3일 유튜브에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s Must Go On!)’이라는 채널을 열었다. 3일부터 7주간 매주 금요일 오후 7시(한국 시간 토요일 새벽 3시)에 자신이 작곡한 인기 뮤지컬을 한 편씩 무료로 공개한다. 이 영상은 48시간 동안 시청할 수 있다.
앞서 3일 첫 작품으로 2000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한 ‘요셉과 놀라운 색동옷’을 선보인 데 이어서 10일에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공개된다. 배우 벤 포스터와 팀 민친 등이 출연한 2012년 공연 버전이다. 다음 공연들은 추후 공지된다. 웨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자선단체에 기부해 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또한 웨버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전 세계 팬들이 신청한 뮤지컬 수록곡을 직접 피아노로 연주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호응을 얻기도 했다.
영국 국립극장도 우수 연극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제작한 NT라이브(내셔널 시어터 라이브)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한국 시간 금요일 새벽 3시)에 전막 공연 1편씩, 일주일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첫 작품으로 미국 TV프로그램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진행자로 유명한 배우 제임스 코든이 출연하는 코미디 연극 ‘한 남자와 두 주인’이 9일까지 상영되고, 이어서 9일에는 샬롯 브론테의 소설이 원작인 ‘제인 에어’가, 16일에는 ‘보물섬’, 23일에는 ‘십이야’가 온라인 관객을 만난다.
브로드웨이도 랜선 공연에 나섰다. 유료로 뮤지컬 공연 영상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브로드웨이HD’는 최근 회원 가입시 일주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달에는 토니상 수상작인 뮤지컬 ‘피핀’을 비롯해 ‘페임’ ‘모세’ ‘조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빌리 엘리어트’ 등을 제공한다. 아트서커스 ‘태양의 서비스’도 최근 주요 공연 하이라이트를 모은 60분짜리 공연 영상을 홈페이지에 무료 공개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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