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종로구에 이낙연, 황교안 등 종로구에 출마한 각 당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4ㆍ15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중심으로 한 개발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공약집에 포함시킨 개발 사업을 분석한 본보 조사에 따르면 이미 추진 중이거나 비용 추산이 어려운 사업을 제외하고도 103조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올해 예산의 20%에 가까운 막대한 규모지만 경제성이 떨어지거나 재원 조달 방법이 제시되지 않은 사업이 허다하다.

유권자의 환심을 살 만한 이런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이라면 꼬집을 이유도 없다. 문제는 개발 공약 중 이행 가능성이 불확실하거나 낮은 사업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예비 대선으로 불리며 서울 종로에서 맞붙은 이낙연, 황교안 후보의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추진 공약은 상징적이다. 신분당선 연장은 서울시가 원해 온 방향이지만 국토교통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과 겹치는 데다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며 난색을 나타내 온 사업이다. 관건인 예비타당성 조사도 현재 진행 중이다.

지역구는 거의 대표 공약이 개발 사업이어서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더 큰 문제는 중앙당 차원의 공약이 도를 넘었다는 점이다. 30조원을 넘는 민주당의 개발 공약은 현실성을 따지면 부적절하기 짝이 없다. 여당의 무책임한 공약을 비판해야 마땅할 야당의 개발 약속은 한술 더 뜨는 수준이다. 미래통합당은 8조원 규모가 넘는 경부선 대구 도심 구간 전면 지하화 등 개발 공약이 여당의 2배를 넘는 72조원에 이른다. 통합당이 정권 입맛에 맞는 SOC 사업 예비타당성 면제를 같은 공약에 포함시킨 것을 생각하면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선거 때마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SOC 공약을 앞세우는 것은 이런 개발 사업이 생활 편의를 높일 뿐 아니라 땅값ㆍ집값 상승을 부추겨 표심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체감하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 도시권만 놓고 보면 개발 낙후로 생활에 곤란을 겪는 유권자들이 줄어 이런 공약의 파급력이 얼마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뜬구름 잡기식 개발 공약에 매달릴 게 아니라 지역 유권자들의 현실적 필요에 호응하는 약속으로 표심에 호소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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