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가 법관 연루 법조비리 사건의 검찰 수사 정보를 양승태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ㆍ성창호ㆍ조의연 부장판사 사건의 1심 무죄 판결을 언론 기고를 통해 비판했다. 판사가 다른 판사의 판결을 공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창석(52ㆍ사법연수원 28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2일자 법률신문 기고를 통해 “재판부는 이 사건 보고가 통상적인 예에 따른 사법행정상의 정당한 직무보고라고 보았지만, 쉽사리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 부장판사는 기고문에서 “피고인들의 보고에는 관련자의 자세한 진술 내용이나 증거의 내용, 그 확보상황 등까지 포함돼 있고, 수사기록도 복사 첨부까지 돼 있다”며 “이러한 내용은 사법행정상의 보고와는 무관한 내용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법원 예규인 ‘중요사건의 접수와 종국보고에 관한 예규’에는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 등은 사건이 ‘처리되어 종국된 경우’에만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도록 돼있다고 지적했다.

신 부장판사 등의 보고 내용이 “보호할 가치가 있는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재판부 판단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 부장판사는 “수사기록상의 정보는 객관적ㆍ일반적으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으로,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사적으로 확보한 (취재) 정보와 수사기록상 공적 정보가 유사하다고 해 실질적 보호가 불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적었다.

그는 “재판 내용에 관한 사법행정상의 보고는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수사의 밀행성이 요구되는 영장재판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심리를 통해 정의와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는 결론이 도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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