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ㆍ이동주 ‘乙권익 보호’ 공개… 선관위 유권해석을 최대한 이용
‘쌍둥이 버스’ 선관위 수정 요구… 비판 커지자 슬그머니 기호 삭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공동정책 공약시리즈 발표에 나선 우원식(오른쪽 두번째), 이동주 (가운데) 후보가 5일 국회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정책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열흘 남짓 다가온 4ㆍ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원팀 마케팅’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분위기다. 이미 ‘판박이’ 공약을 내놓은 두 당은 공동 공약 발표라는 ‘퍼포먼스’까지 하면서 ‘한 몸’ 홍보에 치중했다. 공직선거법의 빈틈을 파고들면서 오히려 이를 규제하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비판하는 이중적 모습도 연출했다.

우원식(서울 노원을) 민주당 후보와 이동주(비례대표 후보 4번) 더불어시민당 후보는 5일 국회에서 공동 공약 발표식을 갖고 ‘을(乙)들의 권익 보호’ 관련 공약을 공개했다. 두 후보는 △복합쇼핑몰 입지 제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무일 지정 △적정 임대수수료율 책정 대책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 책정 문제 해결 등을 나란히 약속했다. 이어 두 당은 장애인 대책과 군ㆍ안보 대책, 기후환경대책도 함께 내놨다.

하지만 이날 발표 행사 자체를 놓고 뒷말이 나왔다. 더불어시민당이 지난 1일 등록한 ‘10대 공약’은 민주당 공약을 순서부터 내용까지 그대로 베껴 이미 ‘졸속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1번 공약인 벤처 4대 강국 육성부터 공약 이름과 순서까지 똑같다는 논란이 일자, 더불어시민당은 일부 공약을 다시 수정했다. 때문에 이런 비판을 받은 두 당이 굳이 공동 공약 발표식 행사까지 진행한 것을 두고 ‘모(母)정당과 위성정당의 후보들 간에라도 공동 공약 발표가 가능하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두 당은 선거법의 틈새를 파고들면서도 선관위의 지적에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내비치는 앞뒤가 안 맞는 모습도 연출했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지난 2일 ‘4월 15일 국민을 지킵니다’라고 쓰여진 유세 버스를 공개했다. 버스에 민주당 지역구 기호인 ‘1’과 더불어시민당 정당투표 기호인 ‘5’를 크게 부각시키는 식으로 ‘한 몸’을 강조한 것이다. 선관위는 정당 버스에 기호를 표시하면 안 된다는 선거법 규정 위반을 들어 이를 교체하라고 했다. 그러자 두 당은 일제히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국민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고 공동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비판이 거세지자, 두 당은 이날 각자의 유세 버스에 문제가 된 기호를 삭제하고 선관위 해석을 받아들였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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