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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쌍둥이 버스’ 유세 금지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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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쌍둥이 버스’ 유세 금지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민주당

입력
2020.04.06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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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쌍둥이 유세버스'. 버스 외관의 글자 중 '1'과 '5'가 너무 떨어진 것을 지적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민주당은 4ㆍ15 총선 선거운동에 나선 정당과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3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쌍둥이 유세버스'. 버스 외관의 글자 중 '1'과 '5'가 너무 떨어진 것을 지적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민주당은 4ㆍ15 총선 선거운동에 나선 정당과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비례위성정당을 내세운 거대 양당의 꼼수가 점입가경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자마자 어떻게든 위성정당과 한몸임을 알리기 위해 교묘하게 공직선거법을 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보다 못해 제지에 나서자 집권 여당이 적반하장으로 심판 자격이 있냐고 선관위를 꾸짖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지난 2일 공동 출정식에서 쌍둥이 유세 버스를 선보였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래핑된 두 대의 버스는 디자인과 문구, 서체가 똑같았고, 당명만 바꿔 달았다. 또 ‘4월 15일’이라는 글자 중 ‘1’과 ‘5’의 크기만 유독 키워놨다. 누가 봐도 민주당과 더시민의 정당 기호인 1번과 5번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선관위는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보고 중지ㆍ시정을 요구했다.

황당한 건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하는 집권 여당의 반응이다. 두 당은 공동 논평까지 내어 “선관위는 누구나 아는 같은 뿌리의 위성정당을 탄생시켜놓고는, 이들의 선거운동에는 로고나 문구 등 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성정당에 무력한 선거법을 만든 책임과 제1 야당의 위성정당 창당 보복을 자초한 부족한 협치 능력에 대한 반성은 찾아볼 수 없고, 모든 책임을 선관위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이런 논리라면 민주당은 어떤 불법을 저질러도 선관위가 제재할 수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미래통합당도 반칙과 꼼수로 일관하고 있다. 통합당 유세 현장에 동행한 미래한국당 인사들은 통합당과 같은 핑크색 점퍼 가슴에 기호를 붙였다 뗄 수 있는 스티커를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두 거대 정당의 이런 행태는 위성정당 꼼수가 현실화할 때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선관위에 대해서도 ‘대로 열어주고 샛길만 막아 뭐하냐’는 비판적 시선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당이 다른데도 상징 색깔, 구호까지 일치시켜 합동 행사, 공동 유세를 벌이는 것은 유권자 혼란을 부추기고, 정치 혐오를 불러와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 선거가 이제 열흘 남았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바뀐 선거판을 더는 놔둘 수 없다. 공정선거를 위해 선관위가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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