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 한 어린이집 조리보조원, 보육교사 7명 경찰에 고소
경북 안동시 시립어린이집 중 한 곳에서 교사들이 주방에서 조리를 보조하는 ‘행복도우미’를 감금하고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어린이집에서 시간제로 근무해 온 A(58)씨는 지난달 18일 감독기관인 안동시 홈페이지에 어린이집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는 글을 올리자 교사 등이 자신을 감금ㆍ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게시글을 내릴 것을 강요하며 감금ㆍ협박했다며 이 어린이집 교사 7명을 안동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 측에 따르면 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2일 뒤인 지난달 20일 어린이집 교사 7명과 조리사 1명 등 8명이 자신을 조리실로 불러 민원 글을 내리라고 강요했다. 학부모가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교실로 자리를 옮겨 3시간여 동안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채 폭언과 협박을 했다.
A씨는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퇴근시간을 1시간 30분 가량 넘기면서까지 울면서 ‘살려달라’고 했지만 끝내 ‘민원을 내리겠다’고 답변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암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어서 위협적인 분위기에 쓰러지기 직전까지 시달렸다”고 밝혔다.
A씨는 “교사들에게 ‘암 수술 치료 중인 환자이니 도와달라’고 애원했지만 ‘민원을 내린다는 약속을 해라’ ‘민원을 넣으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X를 찢어 놓겠다’ 등의 협박과 폭언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들 교사들은 수업시간 중 보조교사에게 어린이들을 맡기고 이 같은 행위를 했고, 일부 교사들은 다른 어린이집 소속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당 어린이집 B교사는 “A씨를 조리실에 불러 민원을 내려달라고 요구하다가 마침 학부모가 방문해 조용하게 처리하기 위해 교실로 이동했으며, 폭언이나 막말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사설 어린이집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시립에서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 부끄럽다”며 “정확한 진상파악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 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안동시에는 시립어린이집 7개소에서 교사 26명이 만 5세 미만의 어린이 268명을 돌보고 있다.
권정식 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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