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 대응에 나선 베트남ㆍ캄보디아ㆍ라오스 3국에서 확산세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들 국가의 방역 및 검사 신뢰도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국가 공식 의료체계 안에서 신규 확진자가 ‘0’을 기록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5일 각국 보건당국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등 3개국에선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베트남에선 유럽발(發)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달 6일 이후 처음으로 이날 양성 판정이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이날로 각각 2일째, 3일째 확진자가 없다. 인도차이나 반도 우측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들 3개국은 필수인력의 왕래를 허용하고 방역 물자를 공유하는 등 코로나19 사태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이들 3개국 언론들도 ‘확진자 0명’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자국민에게 희망을 주기에 여념이 없다. 다만 베트남은 61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하노이 박마이병원, 캄보디아와 미얀마는 태국에서 유입되는 수만 명의 불법체류자 문제가 각각 여전한 ‘뇌관’이다. 하지만 이들 3국이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 등 개별국가 차원의 대응만으로 일관하지 않고 문호 개방과 공동 대응을 병행한 이후 상황이 호전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 마닐라가 위치한 루손섬을 3주째 봉쇄하고 있는 필리핀도 다소 상황이 진정되고 있다. 지난달엔 일일 최대 500여명까지 확진자가 나왔지만 4일 76명 등 이달 들어선 감소세가 확연하다. 누적 확진자 수가 각각 134명, 21명인 브루나이와 미얀마도 소상 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반면 태국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태국은 지난달 22일 누적 확진자 수 500명을 넘긴 후 2주만에 2,067명까지 4배 가량 폭증했다. 심지어 3일 밤엔 일본ㆍ카타르ㆍ싱가포르에서 귀국한 자국민 158명 중 152명이 사전통보 미비를 이유로 시설격리를 거부하자 정부가 “법대로 처리하겠다”며 최후통첩을 하는 등 사회적 혼란도 극심하다.
전날 일일 최대인 75명의 확진자가 추가된 싱가포르 상황도 만만치 않다. 싱가포르는 특히 종교행사나 결혼식, 기숙사 등을 통한 집단감염이 자주 발생해 보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날 150명이 늘어나 누적 확진자가 3,484명이 됐고, 인도네시아도 106명 추가로 2,092명까지 확진자가 증가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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