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억제한 모범사례로 소개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평소 한국 비판을 앞장서 온 산케이신문이 한국을 빠른 대응으로 확산을 억제한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산케이신문은 5일 ‘한국 감염경로 9할 파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공격적인 유전자증폭(PCR)검사와 감염자의 행적을 철저하게 추적하면서 코로나19의 증가세에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 미국ㆍ유럽 언론에서 한국과 싱가포르, 대만 등의 대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등에서는 도시 봉쇄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도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데 성공한 사례라는 것이다.
산케이는 지난 2일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한국의 대응을 배우고 싶다. 경험을 공유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문 대통령이 2월 하순 이후 16개국 정상과 전화회담을 가지는 동안 한국을 방역 모델로 꼽는 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ㆍ유럽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이 4~6시간 내 감염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한국제 진단 키트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진단 키트 등의 수출이나 지원을 바라는 국가가 100개국을 넘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국 업체들은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인 1월 초부터 진단 키트 개발에 착수했고, 정부 당국은 통상 1년 6개월이 소요되는 허가 심사 기간을 전염병 유행 시 2주로 단축하는 ‘긴급사용승인제도’를 활용해 빠른 허가를 내줬다고 전했다. 이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당시 얻은 교훈으로 2017년에 도입된 제도라고 소개했다.
산케이는 “한국은 진단 키트를 무기로 활용해 신속한 검사와 감염자 이동 경로 추적을 실시했다”며 “감염자는 1만명을 넘었으나 이미 6,000명 이상이 완치돼 감염 확대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대구 등에서 폭발적인 감염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감염 의심자의 자택 등을 찾아 이동 검진을 하는 등 공격적인 검사가 한국 대응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또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세계 각국이 도입한 것과 최근에는 ‘워크 스루’ 방식을 도입한 사실도 전했다. 대구 등에서 폭발적 감염이 발생했을 당시 병상 부족으로 자택 대기하던 환자 사망 후 정부 당국이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구분, 공공기관ㆍ민간기업 등의 연수시설을 경증환자ㆍ무증상환자용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시스템도 고안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아사히신문도 한국이 코로나19 검사ㆍ감염 경로 추적ㆍ감염자 치료를 충실하게 한 결과,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정부 당국이 신용카드 사용 기록과 휴대전화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록 등을 활용해 10분 이내에 감염자의 이동 경로를 특정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국ㆍ유럽과 달리 당국이 외출을 금지하지 않았음에도 국민들이 자율적으로 외출을 자제해 감염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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