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 경찰에 연행된 뒤, 경찰관이 수갑을 풀어주지 않자 타고 있던 순찰차에 불을 붙인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과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4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 허경호)는 공용자동차 방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공모(53)씨에게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공씨는 지난 2월 1일 정오 즈음 서울 강북구의 한 주택가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벽돌을 집어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우다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공씨는 순찰차에서 경찰에게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지하고 있던 일회용 라이터로 순찰차 발판에 깔린 신문지에 불을 붙였다. 함께 탄 경찰관이 이를 목격하고 재빨리 신문지를 밖으로 던져 순찰차로 불이 옮겨붙진 않았다.
공씨는 파출소에 도착한 이후에도 수갑을 풀어달라며 발로 화분을 깨뜨리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순찰차에 불을 지르려 하고 파출소 집기를 부순 피고인 공씨의 범행은 공권력을 경시하는 태도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 일체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공용물 훼손이 가벼운 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공씨를 석방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공씨에게 보호관찰 2년과 알코올 치료 강의 12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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