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프랑스가 올해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Baccalaureat)를 취소하고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장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올해 바칼로레아 시험을 과제와 학교 내 학업성취도 평가 등으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전국의 각급 학교가 휴교한 상황을 고려할 때, 수험생들이 예년과 같은 조건에서 바칼로레아를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중학교 졸업시험인 브르베(Diplome National du Brevet) 역시 취소하기로 했다.
바칼로레아가 취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매년 6월 일주일 일정으로 치러지는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 보나파트르가 황제로 재위한 제1제정 때 시작돼 200년 이상 이어져왔다. 깊은 사고력과 문장력을 요구하는 주관식 서술형 문제로 유명하다. 바칼로레아에 합격한 고교 졸업생은 누구나 국립대에 진학해 등록금 부담 없이 원하는 전공을 공부할 수 있다.
블랑케 장관은 각급 학교의 개교 시점을 5월 초로 보는 것 역시 현재로서는 가정일 뿐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이 가팔라지자 지난달 초 전국에 휴교령을 내렸고, 이어 약국과 식료품점, 주유소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과 음식점 영업을 금지하고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발령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오전 기준 5만9,105명이고 이 가운데 5,387명이 목숨을 잃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