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 브네이브라크를 봉쇄했다.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가 집단으로 거주하는 이 지역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하고 정부의 집회 제한 조치 등을 잘 따르지 않으면서 나온 강경 대책이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경찰이 3일(현지시간) 오전 브네이브라크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검문소 수십 개를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 내각도 2일 오후 늦게 브네이브라크를 코로나19와 관련한 ‘제한구역’으로 선포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브네이브라크 주민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고 외부인도 허가 없이 브네이브라크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 경찰은 드론(무인기) 등을 투입해 브네이브라크의 봉쇄 상황을 감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책 도입은 브네이브라크의 특수성에서 비롯했다. 이 지역에는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가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종교 공부에 몰두하고 일반 사회와 고립된 자체적 생활을 하면서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브네이브라크의 공식적인 코로나19 확진자는 900여명으로 이스라엘의 도시 가운데 예루살렘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상태다. 일부 전문가는 브네이브라크 주민 20만명 가운데 38% 정도, 현재 확진자 900여명의 80여배 수준인 7만5,000명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3일 오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7,030명이며 이중 3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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