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운동장 ‘워크스루’ 첫날…불안한 주민들 “주변 카페 가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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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운동장 ‘워크스루’ 첫날…불안한 주민들 “주변 카페 가면 어쩌나”

입력
2020.04.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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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최대 규모 선별진료소지만 

 주민들 “인천공항에서 왜 하필 여기까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된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무증상 입국자가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한 해외입국자 전용 ‘워크스루(walk-thru) 선별진료소’가 3일 운영을 시작했다. 시는 이동과정과 선별진료소 출입 등을 철저히 통제한다고 하지만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3일 오후 2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서1문 주차장에 30개의 컨테이너 박스로 이뤄진 워크스루 선별진료소가 문을 열었다. 10명이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서울 최대 규모 선별진료소다. 시가 밝힌 1인당 검사 시간은 5~10분이다.

이날 오후 3시까지 한 시간 동안 방문한 해외입국자는 3명. 검사 시간은 평균 10분 정도 걸렸다. 차량을 이용해 선별진료소에 도착한 이들은 의료진의 안내를 받아 접수ㆍ문진ㆍ검체 순서로 늘어선 3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차례로 거쳤다. 의료진은 직접 접촉 없이 검체를 채취했다. 피검사자가 자신의 검체를 직접 냉장고에 넣으면 검사가 종료됐다.

3일 오후 운영을 시작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배우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하루 평균 1,000명 검사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검사 인원은 많지 않았다. 검사 과정은 워크스루여도 차를 타고 찾아와야 하는 게 이유로 보인다. 해외입국자 중 차량이 없는 이들은 리무진버스, 택시 등을 이용해 서울 8개 권역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다.

지난 1일부터 해외입국자는 의무적으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어학연수 중 전날 귀국한 김모(23)씨는 하루가 지난 이날 오후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김씨는 “집 근처 보건소는 검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여기로 왔다”며 “의료진이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은지 접수나 문진이 더딘 것 같다”고 했다.

주변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는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주차장 일대에 ‘출입금지’ 라인을 두 줄로 둘러쳤을 뿐 출입을 제한하는 안전 요원은 없었다. 서1문 주차장 입구에서는 한강변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 안으로 들어오려다 주차장 직원들에게 제지 당하는 일이 수 차례 벌어졌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로 1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인데다, 아파트 단지가 즐비한 도심에 대규모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게 비합리적이란 것이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잠실종합운동장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은 오후 5시까지 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워크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서1문 주차장 입구. 이승엽 기자

선별진료소에서 1㎞쯤 떨어진 아파트 주민 이모(45)씨는 “만에 하나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인근 공원이랑 산책로를 이용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송파구에 사는 김나연(39)씨는 “차를 타고 온다 해도 검진 후 바로 집에 갈 거라는 보장이 없다. 인근 카페 등에 들렀는데 확진자로 판명되면 어쩌냐”고 우려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송파구에 민원을 넣고 인증을 하거나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해달라는 글도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4ㆍ15 총선에 출마한 여야 지역구 후보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송파을 후보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취지는 동의하나 방법이 틀렸다”며 “무증상자들에 대해 한 번 더 검진하려면 자치구별로 하는 게 맞다”고 썼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는 “인천공항에서 종합운동장이 옆집도 아니고 이런 전시행정을 벌이는가. 당장 철회하라”고 했다.

주민들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자 시 관계자는 “워크스루 피검사자들도 자가격리 의무를 위반하면 무단 이탈로 간주해 고발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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