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만 4,000억원 추산… 백 작가 “16년간 1,850만원 받아”
동화 ‘구름빵’이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국내 최초로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원작자 백희나 작가가 “이번 수상 소식이 제게는 심폐소생술 같았다”고 말했다.
백 작가는 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는 살아 있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다음 작품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상을 받아서 ‘다시 일어날 수 있겠구나, 내가 일어나야지’ 이런 마음을 먹게 됐다”고 전했다.
백 작가는 현재 저작권 문제로 출판사와 소송 중에 있다. 구름빵은 2004년 출간 이후 전 세계 10개 국어로 번역됐고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도 만들어지며 콘텐츠 부가가치만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백 작가에게는 출판사와 계약 당시 저작재산권을 일괄 양도하는 이른바 ‘매절계약’ 등으로 합당한 대가가 돌아가지 않고 있다.
백 작가는 “제작비, 재료비 등으로 16년간 총 1,850만원을 받았다”며 “경제적인 게 굉장히 중요하긴 하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작가한테는 저작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품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구름빵이 제가 의도했던 바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돼서 나오더라도 제가 어떤 이의제기도 할 수 없는 게 가장 슬프다”고 전했다. 백 작가는 저작권 문제로 화병까지 얻었다며 7년간 창작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 작가는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지만 1심ㆍ2심에서 패소한 뒤,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그는 “이 소송을 낙관적이라서 시작한 건 아니다. 아무래도 기업을 상대로 개인이 싸우니까 질 게 뻔하다”며 “하지만 나는 끝까지 저작권을 돌려받지 못했으며 지금도 역시 시민작가들은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저작권을 빼앗기기도 하고 굉장히 힘든 길을 걷고 있다, 이거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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