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시민 참여 없이… 조선 문헌들 “태조 유언으로 함흥 억새 가져와 심어”
2018년 4월 구리 동구릉 내 건원릉의 억새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해마다 한식에 시민과 함께해 온 조선 태조 건원릉 억새(청완ㆍ 靑薍) 자르기 행사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유탄을 맞았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5일 예정된 구리 동구릉(사적 제193호) 내 태조 건원릉 ‘청완 예초의’ 행사를 예년과 다르게 시민 참여 없이 약식으로 치른다고 3일 밝혔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1335∼1408)의 무덤인 건원릉은 조선 왕릉 중 유일하게 억새로 덮여 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건원능지 같은 조선 문헌들은 태조 유언에 따라 그의 고향인 함경도 함흥에서 억새를 가져와 심었다고 전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건원릉 억새 예초(풀 베기)는 매년 한식에 해 왔다. 특히 조선 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이듬해인 2010년부터는 전통 계승을 위해 시민을 참여시켜 왔다. 그러나 올해는 시민 참여를 제한하고, 억새 예초 다음에 통상 시행해 온 고유제(告由祭ㆍ일의 사유를 고하는 제사)와 음복례(飮福禮ㆍ고유제 뒤 제향 음식을 나눠 먹는 일)를 생략한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다.

현재 궁능유적본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조선 왕릉 해설과 제향을 중단한 상태다. 행사 재개 여부와 시기는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고려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