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수도권 대형병원도 집단감염 비상… 의료공백 우려

알림

수도권 대형병원도 집단감염 비상… 의료공백 우려

입력
2020.04.03 01:00
8면
0 0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으로 폐쇄된 경기도 의정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환자들을 퇴원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으로 폐쇄된 경기도 의정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환자들을 퇴원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연달아 발생, 의료 공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잇따른 응급실 폐쇄와 의료진의 자가격리로 의료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던 대구ㆍ경북의 불씨가 최근 환자가 급증하는 수도권으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보건당국은 확진자 치료에 필수적인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시 경기북부거점병원인 의정부성모병원에서 9명이, 간병인과 방문객 3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지금까지 환자 10명, 직원 7명, 가족ㆍ방문객 8명 등 2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동일집단 폐쇄 중인 이 병원 의료진ㆍ행정직원 2,000여명과 입원 환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가 발생했을 당시 입원하다가 다른 의료기관으로 옮겼거나 퇴원한 이들에 대해서도 추적 조사 중”이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의정부성모병원의 집단감염은 병상수 국내 최대 규모(2,700개)인 서울 송파구 소재 서울아산병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의정부성모병원을 거쳐 이곳 소아병동에 입원해 있던 9살 어린이가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의 이동 동선에 있어 즉시 폐쇄됐던 소아응급실과 혈관조영실, 자기공명영상(MRI)실, 어린이병원 입원실 중 입원실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이날 운영을 재개했다. 다행히 추가 확진자도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으나 접촉자로 분류된 주치의 등 의료진 52명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 의료 공백이 생겼다.

아산병원의 9살 환아가 무증상 상태로 양성판정을 받은 데다, 지역 의료기관을 거친 이들이 전국에서 몰려드는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단감염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규모가 큰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나오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수도권 대형병원은 다른 병원을 들렀던 환자들이 오가기 때문에 병원 간 전파가 이뤄질 수 있고, 파급력 역시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서울 은평성모병원과 경기 성남시의 분당제생병원에서도 집단감염으로 진료 기능이 멈추는 등 파장이 일었다.

병원 내 감염은 지난달 18~31일 발생한 집단감염의 34.9%를 차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종식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해외유입 사례(35.0%)와 비슷한 규모다. 특히 병원은 면역력 약한 중증환자가 많아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이 활보하는 지역사회보다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더욱이 수도권은 인구밀도가 높고 인구수도 많아 병원발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기 쉽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1㎢당 1만6,034명(2018년 기준)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수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1㎢당 2,773명ㆍ2018년 기준)의 5.8배다. 경기의 인구밀도(1㎢당 1,279명)는 대구보다 낮지만 인구수는 대구의 4.9배에 달한다.

정부는 대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전염병전담병원 등 중증환자가 주로 있는 병원들의 병상 가동률은 30%대”라며 “확진환자를 치료할 충분한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가 병실에 여러 명 있으면 감염 우려 때문에 의료진이 들어가 적절한 치료를 하기 어렵다”며 “중증환자 병실 수와 실제 가용되는 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도 병상과 의료자원을 좀 더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