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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대피령’ 일주일도 답답… 거리로 나오는 영국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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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대피령’ 일주일도 답답… 거리로 나오는 영국 시민들

입력
2020.04.02 21: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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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교통량 늘어나며 방역 비상

격리 장기화에 피로감, 생계 위해 불가피한 탈출

따뜻한 날씨에 12일 부활절까지

영국 런던의 한 공원 앞에 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 수칙을 알리기 위한 '집에 머무르자. 생명을 구하자'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한 공원 앞에 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 수칙을 알리기 위한 '집에 머무르자. 생명을 구하자'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 수도 런던 시내의 도로와 지하철이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정부가 ‘자택 대피령’를 권고하면서 급감하던 교통량이 반등을 시작한 것이다. 시민들이 격리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에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서자 영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자택 대피령 시행일부터 꾸준히 감소하던 런던 도로 교통량이 지난달 30일 전날보다 37% 늘었다고 보도했다. 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교통량이 73%(3월 29일 기준) 줄긴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할 때 교통량 반등은 위험한 신호다. 정부는 매일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13일 예정된 자택 대피령 시한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본 도일 잉글랜드 공중보건국 의료책임자는 “좀 걱정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날 도로뿐 아니라 버스 및 지하철 이용객 수도 소폭 증가했다. 시민들이 집을 벗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자가 격리 등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중의 피로도가 커진 것을 1차 원인으로 본다. 또 저소득층의 경우 감염 가능성보다 생계가 더 급해 정부 권고를 따르지 않고 있다. 수잔 미키 런던대 교수에 따르면 영국에는 현재 약 500만명의 자영업자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도 정부 지원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2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따뜻한 날씨에 이달 12일 부활절까지 끼어 있어 보건 수칙을 어기는 사람들이 급증할 것이 확실하다. 이날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만9,474명, 사망자는 2,352명에 달한다. 알록 샤르마 기업부 장관은 “이동 제한이 풀리면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두 번째 위기가 닥칠 수 있다”며 협조를 호소했다.

앞서 최대 코로나19 발병국 미국의 사례만 봐도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피해가 가장 큰 뉴욕에서마저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외면하는 현상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급기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州)지사는 이날 이들을 향해 “얼마나 무모하고 무책임한지 아느냐. 책임감을 느끼기 위해 또 누가 죽어야겠느냐”고 경고를 날렸다. 뉴욕주에선 이날도 391명이 숨졌다. 뉴욕시 경찰은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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