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한국 행 여객기 출발 직전 잇따라 취소
외교부 “화물기, 여객기로 허가 변경해 귀국 도울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러시아에서도 항공 노선이 끊기면서 체류중인 한국인들의 발이 묶였다. 정부는 러시아 교민들의 귀국을 위한 여객기 확보에 나서 이르면 다음주 중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27일부터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면서 외국 체류 자국민 귀국과 러시아 체류 외국인의 본국 귀환을 위한 항공편은 예외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모스크바-인천, 31일 블라디보스톡-인천 구간 항공편은 출발 전 갑작스럽게 운항이 취소됐다. 출장으로 러시아 보로네시에 머무르다가 귀국을 위해 모스크바에서 또 블라디보스톡까지 이동했던 직장인 전모(30)씨는 “10시간이 걸려 공항까지 왔는데 출발 3시간 전 비행기가 취소됐다”고 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외국인 출국이 막혀 러시아에 발이 묶인 유학생들을 전세기로 데려와 달라’ ‘러시아 전세기를 요청한다’는 청원 글도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는 2일 오후 4시 기준 각각 1,839명과 856명이 서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4월 7일에 러시아 모스크바로 가는 대한항공 화물기를 여객기로 운항허가를 변경, 교민을 모셔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비행기는 운휴 중인 여객기를 화물용으로 운항하는 것이라 승객들의 탑승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러시아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향후 비행기편이 완전히 끊긴 상황은 아니라 아직까지 전세기를 투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세계 각국의 하늘길이 막히면서 전세기를 요청하는 해외 체류객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말레이시아, 파라과이,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교민, 유학생, 근로자 등을 위해 전세기를 투입해달라는 글들이 여러 개 올라오기도 했다. (관련기사: “우리도 한국 가게 해주세요” 남미부터 동티모르까지… 전세기 요청 봇물)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전세기가 아니더라도 항공사와 현지 한인회를 통해 여객기 예약을 돕거나 다른 나라의 특별 항공기에 자리를 얻는 등 여러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귀국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대사관에 연락을 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1일 오후5시 기준으로 총 31개국 4,028명의 귀국을 지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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