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민들레의원 간이진료소 운영... 의심환자 진료 거부 없이 보건소 역할
최근 대전의 민들레의원 1층 현관에서 병원 직원이 내원 환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민들레 의원은 의원이지만 간이진료소를 설치해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도 진료하고 있다. 독감 등이 의심된다면 검사를 실시하고 코로나19가 최종적으로 의심되면 선별진료소로 안내하고 있다. 민들레 의원 제공

대전시 대덕구 법동에 위치한 민들레의원은 지난달 2일부터 4층 건물 현관 옆에 천막을 쳤다. 발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간이진료소다. 아침부터 방호복 차림의 직원이 환자들을 맞아 체온을 측정하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환자만 진료소로 올려 보낸다. 위험지역 여행력이나 확진환자 접촉 여부도 확인한다. 유증상자는 간이진료소에서 의사에게 전화로 진료를 받는데, 검사가 필요하면 의사가 일회용 가운과 보호의,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간이진료소로 내려온다. 이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가 의심되는 환자라 판단되면 인근 선별진료소로 안내한다. 신종 코로나 유사 증세만 보이면 손사래를 치며 돌려보내기 일쑤인 다른 의료기관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2일 민들레의원에 따르면 하루 내원 환자 100여명 중 4, 5명이 신종 코로나 유증상자다. 다행히 아직 확진판정을 받은 이는 없다. 그럼에도 민들레의원은 신종 코로나 유행이 길어지는 만큼, 의원들도 방역체계 안에서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보건소와 대학병원, 종합병원 위주로 꾸려진 신종 코로나 대응체계를 동네의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장에서 지쳐가는 신종 코로나 의료진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내놓은 “인구 5만명마다 신종 코로나 환자를 검사할 수 있는 의원을 배정해야 한다”라는 주장에 부합하는 사례다.

민들레의원이 이달 초 현관 한편에 설치한 간이진료소. 천막을 쳐 외부 공간과 분리했다. 의심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간이진료소 안에서 전화로 의사와 상담하고, 독감 검사 등 침습적인 처치가 필요하면 의사가 방호복을 입고 진료소에서 내려온다. 민들레의원 제공

의원은 접근성이 뛰어나고 지역 환자의 상황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보건소 역할을 제한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장비와 시설을 지원하면 신종 코로나 검사도 가능하다. 민들레의원의 경우, 가정의학과 등 전문의 4명이 진료소와 검진센터를 운영한다. 박지영 원장은 “2, 3차 병원 가운데 호흡기 증상 환자의 동선을 다른 환자와 분리한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했듯이 1차 의료기관도 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흡기 환자만 진료하는 ‘국민안심의원’을 의미한다.

민들레의원이 감염병 유행에 움츠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운영주체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이기 때문이다. 의료사협은 지역주민들이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모여 만든 협동조합으로 회비로 병원을 운영한다. 민들레의원은 2002년 출범한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자다. 조합원 3,800여 가구 절반 이상이 대전 대덕구 주민이다. 지역에서 방문진료, 장애인 주치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배경이다. 박 원장은 “의원을 중심으로 커뮤니티케어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장애인이나 노인이 감염에 취약한 집단생활시설에 머물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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