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본격 등장한 지 10여년. 어느새 전 세계 이용자 수는 40억명이 넘고, 대다수가 깨어 있는 시간의 3분의 1을 스마트폰에 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노모포비아’(NomophobiaㆍNo Mobile Phone Phobia의 줄임말)는 이제 현대인의 공통 증상이다.
2012년 ‘디지털 치매’에서 디지털화의 폐해를 경고했던 독일의 뇌과학자가 또 한번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 저자는 스마트폰이 개인과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을 ‘스마트폰 전염병’이라 규정하며, 운동 부족과 과체중, 사고력 및 지능 저하, 학업 성취도 하락, 공감력 상실, 자살 충동 등으로 나타나는 스마트폰 전염병의 심각성을 각종 실험 결과를 통해 조목조목 입증한다.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ㆍ박종대 옮김
더난출판사 발행ㆍ340쪽ㆍ1만6,000원
특히 눈길 끄는 대목은 ‘근시’다. 어린이ㆍ청소년에게서 급증하고 있는 근시는 훗날 막대한 치료 비용과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며 새로운 팬데믹이 될 거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스마트폰 보급률 95%로 세계 1위인 한국에서 20세 이하 근시 비율이 90%라는 사실만 봐도 결코 무리한 예측은 아니다.
소셜미디어도 결코 ‘혁신’이 아니다. 이용자의 신상 정보는 맞춤형 광고에 활용되고, 기호 추천 알고리즘은 극단적 사고를 부추겨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혼돈의 총선을 동시에 겪고 있는 한국 사회가 역시 그 증거다.
스마트폰의 노예가 될 것인가, 생각하는 인간이 될 것인가, 언제까지 IT기업의 돈벌이에 이용당하고 있을 것인가. 저자의 마지막 질문이 명치를 가격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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