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망자 수가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2일 오전 현재 이탈리아의 사망자 수는 1만3,155명이다. WSJ는 여기에 최소 수천명을 더한 것이 실제 사망자 수일 것으로 추정했다.
WSJ는 “이탈리아 전국 요양원에서 노인들의 집단 사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며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검사도 받지 못한 채 죽는 이른바 ‘숨겨진 사망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에우제니오 포사티 코칼리오시 부시장은 “공식 발표보다 코로나19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시간과 자원 부족 때문에 사망자들은 검사 받지 못하고 있다”고 WSJ에 밝혔다. 코칼리오의 지난해 사망자가 총 85명이었는데, 올해는 3월에만 56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이중 코로나19 사망자로 공식 확인된 사람은 12명에 불과하다.
확진자와 사망자의 정확한 통계는 감염병 방역에 필수적이지만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는 코로나19가 너무 빠른 속도로 확산돼 정확한 데이터를 취합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 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롬바르디아 주(州)정부가 독자적으로 대대적인 검사를 시행했지만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유증상자에 한해 검사하고 있다. 사후 코로나19 검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WSJ는 이탈리아 내에서 최대 피해 도시로 꼽히는 베르가모의 경우 실제 코로나19 사망자가 통계보다 최소 두 배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12만명 규모인 이 도시의 지난해 3월 사망자는 125명이었는데 올해 3월 사망자는 553명이이었다. 이 중 코로나19 사망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1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사망자의 사인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의 약 58%가 발생한 롬바르디아주 전체에서도 3월에만 평년보다 몇 배나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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