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출제한’ ‘이동제한’ 등 행정명령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고기수요가 늘고 있지만, 정육공장이 멈춰서면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늘어난 수요에 맞춰 더 많은 고기를 손질해야 하지만, 공장 근로자들이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일터를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조지아주 소재 퍼듀팜스 가금류 공장 근로자들 가운데 20여명이 사표를 냈다. 공장이 신종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WSJ는 해당 공장 근로자 대부분이 이민자이고, 별도의 노동조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근로자들은 경영진과 대화 후 대부분 일터에 복귀하긴 했지만, 그만큼 신종 코로나 감염에 대한 근로자들의 두려움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 내 확진자는 20만3,608명, 사망자는 4,476명에 달한다. 두 수치 모두 중국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서 함께 모여 일하는 공장이 신종 코로나의 ‘핫스폿(거점)’이 될 경우, 음식과 같은 품목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 산하 직업안전위생관리국(OSHA)은 최근 각 업장에 환기를 자주 하고 물리적 장벽을 설치하라는 등의 지침을 내놨지만, 이는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이다. WSJ는 OSHA가 시종 코로나 관련 안전 조치를 시행하는 데 불간섭주의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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